첫 경기는 초반 기 싸움과 후반 체력 싸움을 통한 집중력이 중요한데 한국은 이런 전형을 유지하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6분 이근호가 날린 회심의 슛이 아깝게 빗나가면서 어려운 경기를 예고했다. 이청용 이근호로 이어지는 오른쪽 돌파는 잘 이루어진 반면에 백지훈 박주영으로 이어지는 왼쪽은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
이런 모습에 후반 들어 박성화 감독은 백지훈을 빼고 신영록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신영록은 들어가자마자 수비수를 등진 채 감각적인 슛을 날리며 카메룬의 수비라인을 위협했다.
김정우 기성용의 중앙 미드필더들은 수비는 좋았지만 공격에서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박성화 감독은 후반 이청용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두고 김정우와 기성용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리면서 4-3-3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는 수비를 두껍게 해 실점을 막으면서 역습을 노린 작전.
이날 습도가 높은 탓에 후반으로 가면서 선수들이 지쳤고 체력 싸움이 승부의 관건이 됐다. 체력전에서 먼저 빛이 난 것은 한국이었다.
후반 23분 박주영은 수비를 피하면서 낮게 프리킥을 차 상대 골키퍼의 허를 찌르며 골을 낚아냈다. 상대 골키퍼가 수비에 가려 판단을 잘못한 측면도 있지만 박주영의 슛은 절묘했다. 그동안 골을 넣지 못했던 박주영에게는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한 방이었다.
카메룬은 전반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빠른 몸놀림과 순간적인 스피드로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후반에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최전방 공격수 은갈에게만 공격이 집중되는 문제를 드러냈다.
한국은 유기적인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잘 막아냈지만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인한 실점이 정말 아쉬웠다.
강신우 본보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