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 한편에 자리 잡은 한국 응원단은 ‘대∼한민국’ 구호와 ‘오∼필승 코리아’ ‘아리랑’ 등의 노래를 부르며 90분 동안 쉼없이 태극전사들을 뜨거운 가슴으로 응원했다.
3만2000석 규모의 운동장에서 비록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3000여명의 한국 응원단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현지 유학생을 포함한 교민, 관광객 그리고 베이징과 연변 등에서 먼 걸음을 마다하지 않은 조선족까지 한국 응원단의 구성은 다양했지만 마음만은 하나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응원 모습을 떠 올릴 수 있을 만큼 조직적이고 열성 가득했다.
40여명의 붉은악마도 함께 한 한국 응원단에는 대형태극기를 몸에 감은 팬도 있었고, 목도리 막대 풍선 등 각종 응원도구도 눈에 띄었다.
자국 경기가 아님에도 스탠드를 찾은 수많은 중국팬들은 ‘이웃나라’인 한국이 아닌 카메룬을 응원했다. 게임 초반만 해도 중립적 입장을 보였던 이들은 전반 초반부터 한국 응원단의 목소리가 그라운드를 압도하자 시샘이 난 듯 일방적으로 카메룬 편을 들었다.
그러나 ‘카메룬 짜요(파이팅)’를 외치는 중국 팬들의 기세는 한국 응원단의 기에 눌려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와 90%가 넘는 습도도 올림픽 첫 메달에 도전하는 태극전사들을 향한 한국팬들의 응원을 막지 못했다. 중국이 아닌 마치 서울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친황다오=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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