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프리킥 특훈 ‘선취골 결실’

  • 입력 2008년 8월 8일 08시 18분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박성화호는 카메룬전부터 사투를 벌였다. 1-1의 스코어는 희비가 교차한 카메룬전의 경기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첫 경기 무승부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이긴 하지만 카메룬전을 통해 드러난 전술적 장·단점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세밀히 분석해 철저히 대비한다면 이탈리아와 온두라스를 상대로 할 2, 3차전에서 충분히 8강 진출을 노려봄 직하다. <스포츠동아>는 김종환 중앙대 사회체육학부 교수(전체 전술), FC서울 이영진 코치(공격 조직력), 박경훈 전주대 축구학과 교수(수비 조직력)를 연결해 카메룬전에서 드러난 박성화호의 보완과제를 테마별로 점검했다.

[전체전술] 수비-공격 전환시 매우 느려

전반에 부진했던 백지훈을 후반 교체하면서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전반 6분 이근호의 찬스를 제외하고는 만족스런 공격을 펼치지 못했는데, 후반 신영록을 투입해 공격이 강화됐다. 박주영의 포지션 전환과 프리킥 득점은 고무적이다. 중국 입성 후 시작한 프리킥 특별훈련이 효력을 본 듯하다.

최초 4-4-2 포메이션에서 후반 신영록을 원톱에 세우고, 이근호를 섀도 스트라이커로 내리며 4-4-1-1로 전환했다. 그러나 만들어가는 과정은 없었다. 미드필드를 생략했다. 전방으로 길게 내차고 따라가는 단조로운 형태의 전술은 상대 수비에게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패스 미스가 잦았던 까닭도 여기서 기인한다.

공격에서 수비로의 위치 변화는 빨리 이뤄졌으나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시간은 매우 더딘 편이었다. 이미 카메룬 선수들이 진용을 갖추고 기다린 탓에 좀처럼 빈틈을 찾을 수 없었다. 또 상대가 선수를 자주 교체하는데 대한 전술적 대처도 느렸다. 반면 우리의 교체 타이밍은 신영록 투입이 이뤄진 시점을 제외하고는 좋지 못했다. 김종환 중앙대학교 교수

[공격 조직력] 제공력 약해 로빙 패스 빼앗겨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다. 전반 공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신영록을 투입하고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올라오면서 공격이 살아났다.

이런 플레이를 전반전부터 했다면 좀 더 좋은 공격력을 선보일 수 있었다. 한국은 전반전에 라인을 너무 아래로 내려 플레이하다보니 투톱인 이근호와 박주영에게 볼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수비에서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가 대부분 로빙 볼이었는데 우리 공격수들이 카메룬 수비수들보다 제공력이 약해 대부분 볼을 빼앗겨 공격이 힘들었다.

후반 신영록을 전방에 내세우고 박주영을 측면으로 돌리는 등 전술의 변화를 시도하면서 공격력이 점차 살아났다. 후반 초반 몇 차례 좋은 공격 장면이 나온 것은 미드필드에서 짧은 패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었다.

골을 넣은 박주영은 몸 상태가 매우 좋아보였다. 득점 장면 뿐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좋았고, 왼쪽 측면에서의 플레이도 괜찮았다. 이근호는 전반까지는 플레이가 돋보였지만 후반 30분이 넘어가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영진 FC 서울 코치

[수비 조직력] MF, 돌파 허용 ‘동점골’ 빌미

후반 초반 어려운 상황을 잘 견디고 박주영의 골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는데 결국 한 골을 허용한 것이 아쉽다. 오늘처럼 박빙의 경기에서는 세트피스에서 넣은 한 골이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의 사기는 크게 올라가는 반면 상대방의 심리는 더욱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프리카 선수들은 다급해지면 실수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역습의 기회도 많이 생긴다.

실점 장면은 1차적으로 미드필더들의 대응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계속 돌파를 허용했다. 아프리카 선수들은 개인기가 뛰어난데 볼을 뺏으려고만 할 게 아니라 중원 지역에서 지연시키는 영리한 플레이가 필요했다.

후반 30분이 넘어가면 선수들의 체력과 함께 집중력이 떨어진 것도 아쉽다. 실점 장면을 보면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왔을 때 문전 부근에 수비수들이 많았는데 상대에게 완벽한 슛을 허용했다. 박경훈 전주대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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