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역시 예상이 어려운 경기다. 게임에 들어가기 전 백차승에게 승산은 없었다. 상대는 200승 투수이며 백전노장의 페드로 마르티네스. 구장은 원정 셰이스타디움. 그러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백차승은 ‘외계인’ 마르티네스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백차승은 7일(한국시간)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는 뉴욕 메츠 홈 셰이스타디움에서 통산 212승을 거두고 있는 마르티네스와 맞붙어 승리투수가 돼 시즌 4승5패를 마크했다. 방어율도 4.90으로 내려갔다. 투구수 99개에 스트라이크가 65개.
백차승은 동부지구 3위 메츠를 맞아 6.1이닝 동안 8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 4-2 승리를 이끌었다. 샌디에이고는 1회 톱타자 조디 게럿과 3번 브라이언 자일스가 마르티네스에게 각각 솔로홈런을 쳐내 백차승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그러나 백차승은 1회말 1사 후에 댄 머피의 3루타에 이어 데이비드 라이트의 2루 땅볼로 1점을 내줘 2-1로 쫓겼다. 5회에도 지난 3일 메이저리그로 승격한 머피에게 적시타를 내줘 2-2 동점을 허용해 자칫 승리를 놓칠 뻔했다. 하지만 6회 안타 1개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은 뒤 7회초 샌디에이고가 메츠 3루수 라이트의 실책으로 3점째를 얻어 승기를 잡았다. 샌디에이고는 8회에 체이스 헤들리가 굳히기 홈런으로 점수를 4-2로 벌려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박찬호는 생애 두번째로 이틀연속 피칭을 했다. 우연치고는 묘했다. LA 다저스 불펜투수 박찬호는 7일 전날에 이어 똑같은 타자와 똑같이 상대하며 1이닝을 던져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방어율은 2.70으로 다소 내려갔다. 투구수 11개.
박찬호는 이날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6-9로 뒤진 8회말에 등판, 전날 2점홈런을 때린 앨버트 푸홀스와 대결했다. 홈런을 의식해 변화구로만 승부한 박찬호는 볼카운트 2-2에서 회심의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만루홈런에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푸홀스가 중전안타로 연결시켰다.
이어 박찬호는 라이언 루드윅, 트로이 글로스 야디에르 몰리나를 중견수 플라이, 1루수 플라이, 투수땅볼로 삼자범퇴시키며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박찬호는 전날 푸홀스에게 홈런을 맞은 뒤 루드윅, 글로스, 몰리나를 삼자범퇴한 바 있다. 그러나 다저스는 선발 데릭 로가 푸홀스에게 통한의 만루홈런을 허용해 6-9로 패했다.
LA=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