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비겨야 8강 희망… 철통수비 돌파 관건
‘Again 2002.’ 한국축구대표팀이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만났을 때 ‘붉은 악마’ 응원단은 ‘Again 1966’이란 카드섹션을 해 관심을 모았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른 영광을 한국이 재현해 달라는 기원이었다. 한국은 연장 끝에 이탈리아를 2-1로 누르고 8강에 진출해 꿈을 이뤘다.
10일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축구 D조 2차전에서 이탈리아를 만나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7일 아프리카의 ‘검은 사자’ 카메룬을 다 잡았다 놓치는 바람에 이탈리아와 최소한 비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것도 13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D조 최약체 온두라스를 잡는다는 가정하에서다.
이탈리아가 어떤 팀인가. A대표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로 한국(53위)에 비해 여러 수 높은 팀이다.
이탈리아는 7일 온두라스를 3-0으로 완파했다. 현장에서 지켜본 정해성 한국축구대표팀 코치는 “공수 조직력이 완벽해 빈틈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래도 넘어야 한다. 2002년에도 넘었지 않았는가.
박성화 감독은 “이탈리아가 강하지만 우리로선 절대 피해선 안 되는 경기다. 득점력이 뛰어난 상대를 잘 막고 견고한 수비를 헤치며 득점해 꼭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 코치는 “견고한 이탈리아의 수비 라인을 뚫기 위해선 좌우 수비수 파올로 데 첼리에와 로렌초 데 실베스트리가 공격에 가담했을 때 역습을 노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 코치가 본 이탈리아는 공수가 안정돼 있다. 미드필더 안토니오 노체리노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며 공수를 조율한다. 양쪽 백이 공격에 가담하면 노체리노와 또 한 명의 미드필더 루카 치가리니는 수비에 치중한다. 공격에서는 세바스티안 조빈코와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돋보인다.
박성화 감독은 카메룬 경기에 나섰던 ‘선발 베스트 11’에서 약간 변화를 줄 전망이다.
김동진(제니트)-김진규(FC 서울)-강민수-신광훈(이상 전북 현대)의 포백 라인을 세우고 왼쪽 미드필더에 백지훈(수원 삼성) 대신 김승용(광주 상무)을 투입해 김정우(성남 일화)-기성용-이청용(이상 서울)과 짝을 짓게 할 계획. 그리고 박주영(서울)의 투톱 파트너는 이근호(대구 FC) 대신 신영록(수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이탈리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1996 애틀랜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를 딱 한 차례 만났는데 1-2로 졌다.
친황다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