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은 8일 발표된 스타트리스트에 따라 9일 오후8시30분(한국시간), 자유형400m 3조 4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친다. 중국의 장린과 같은 조다. 결선은 10일(일) 오전11시20분. 라이벌은 시즌1위 그랜트 해켓(호주), 2위 라센 젠슨, 4위 피터 밴더케이(미국) 등이다.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의) 감각수영과 (경쟁자들의) 파워수영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각수영의 핵심은 ‘I자형 스트로크’다.
1972뮌헨올림픽 7관왕 마크 스피츠(미국) 이후 자유형의 교본은 ‘S자형 스트로크’였다. 물을 잡아 뒤로 채는 캐치 업(Catch up)에서 팔 모양이 S자가 돼 붙여진 이름. 저항을 줄이기 위해 어깨를 기울이는 롤링(Rolling) 때문에 S자로 보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몸에 걸리는 물을 잘 타넘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다. 해켓과 미국선수들은 S자형 스트로크를 사용한다.
반면, 박태환은 캐치 업에서 직선 형태로 물을 잡아 넘기는 I자형 스트로크(스트레이트 암)를 쓴다. 체육과학연구원(KISS) 송홍선 박사가 밝힌 I자형의 장점은 3가지. 스트로크를 더 빨리 할 수 있고, 불필요한 거리소모 없이 직선형태로 레이스를 펼칠 수 있으며, 체력소모가 적다. 하지만 몸 가까이에서 물을 넘겨야 하기 때문에 많은 저항을 받을 수도 있다.
박태환이 I자형을 구사할 수 있는 이유는 천부적인 부력 덕분. 송 박사는 “(박)태환이는 수영을 할 때 (부력이 좋아) 엉덩이가 보일 정도”라면서 “저항이 될 수 있는 물도 자연스럽게 타 넘는다”고 했다.
I자형영법은 박태환 레이스의 모순을 설명하는 열쇠다. 일반적으로 스트로크 수가 많으면 체력소모가 심하다. 하지만 박태환은 경쟁자들에 비해 스트로크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구력이 뛰어나다. 박태환은 I자형 영법으로 체력을 비축한 뒤 마지막 100m에서 힘을 쏟는다. 더 빠르게, 더 많은 스트로크를 할 수 있는 I자영법의 장점도 막판 스퍼트에서 최대로 발휘된다.
송 박사는 “박태환의 부력·영법·지구력은 하나의 고리로 연결돼 있다”면서 “돌핀킥에 대한 약점을 세계최고의 스트로크 기술로 메울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베이징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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