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던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의 이름이 이번에는 영국 축구사에 길이 남게 됐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는 8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올드 트래포드 구장에 맨유를 거쳐간 선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마련된 곳이 있는데 여기에 지성이의 이름이 새겨졌다”고 밝혔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로도 최초의 일이다.
올드 트래포드가 어떤 곳인가. 프리미어리그 최고 명문 구단 맨유의 홈구장으로 영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바비 찰튼(71)을 비롯해 에릭 칸토나(42·프랑스), 라이언 긱스(35·웨일즈), 데이비드 베컴(33·영국) 등 세계 축구를 뒤 흔들었던 각국 출신 대스타들이 모두 이곳에 적을 두고 땀을 흘렸다. 축구장 이상의 의미를 지녀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는 ‘꿈의 구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곳에 박지성의 이름이 아로새겨졌다는 것만 봐도 구단에서 인정하는 박지성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동판은 영국, 아일랜드, 북아일랜드와 그 외 유럽 및 외국인 선수 등 출신별로 나뉘어있는데 박지성의 이름은 네덜란드 명 골키퍼 반 데 사르(38) 옆에 나란히 새겨져 있다.
박성종씨는 “(박)지성이가 2005년 반 데 사르와 같이 입단했는데 작년 시즌까지는 반 데 사르 이름만 있고 (박)지성이는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유벤투스전 때 가서 보니 지성이의 이름이 새겨져있었다”며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지성이가 나중에 맨유를 떠나더라도 이름은 영원히 남는 것 아니냐”고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정작 박지성은 이를 보고도 이렇다할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박성종씨는 “원래 무뚝뚝한 아이다. 그냥 한 번 웃고 말았다”고 전했다.
한편, 박지성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벌어지는 커뮤니티 실드 포츠머스전에 출전하지 않을 전망이다. 박성종씨는 “팀 훈련에 합류해 조직력을 다진지 얼마 안돼 이번 경기에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