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하기 위해 곳곳을 다니는 동안 두 가지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첫번째는 중국의 살벌한(?) 교통질서입니다. 신호가 있는데도 끼어들기, 중앙선 침범, 불법유턴, 무단횡단이 아무렇지 않은 듯 이뤄집니다. 왜 중국이 교통사고 사망률 1위 국가인지 단 하루만에 알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선 저도 꽤 능숙한 운전인데 중국에서는 핸들을 잡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더군요.
전후좌우를 살피지 않고 걷다가는 정말 큰 일 날 것 같습니다.
중국의 교통질서에 대한 부분은 간단하게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두번째 이유인 한국차, 그중에서도 현대차 ‘ELANTRA’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이번 올림픽에는 많은 한국 취재진이 베이징을 찾았는데 ‘ELANTRA’얘기를 많이 하더군요.
베이징 도로에서는 한국차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고개만 돌려도 한국차를 찾아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ELANTRA’가 놀라울 정도로 많습니다. 국내에서는 아반테XD로 판매됐던 모델이 이 곳에서 ‘ELANTRA’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데, 베이징 택시의 절반에 가까운 차량이 ‘ELANTRA’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ELANTRA’는 베이징의 상징이 되버렸습니다.
궁금해서 여러 택시 기사에게 물었는데 공통적인 대답이 "한국 브랜드인 것을 알고 있으며 중국 택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가격대비 성능이 괜찮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연예쪽에서만 중국에서 한류가 맹위를 떨치는줄 알았는데 한국차가 베이징 거리를 뒤덮고 있는걸 보니 뿌듯하더군요.
여기서 멈출 수 없어 좀 더 알아봤더니 약 3-4년 전부터 한국차가 부쩍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중국시장에 뛰어들었고, 베이징 현지 북경기차투자공사와 현대차가 합작하면서 한국차의 점유율을 높여갔더군요.
현지 관계자와의 통화를 통해 중국시장에 어울리는 생산방식과 마케팅이 성공의 비결이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ELANTRA’에 가려있지만, 소나타나 KIA와 대우에서 판매되는 차량도 도로를 누비는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베이징을 향하고 있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국차량의 인지도와 판매율이 더욱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베이징=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