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월간 6초85 단축 ‘역대랭킹 2위’로

  • 입력 2008년 8월 11일 03시 00분


은퇴한 소프와 1초78 차 현역 선수로는 최고기록

“4년 전 부정 출발로 실격했던 소년이 세계 챔피언이 됐다.”

올림픽 독점중계 방송사인 미국 NBC는 10일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앞두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박태환이 실격한 뒤 퇴장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유력한 우승 후보인 박태환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 것. 아테네에서 아예 기록이 없었던 박태환은 이듬해 11월 마카오에서 열린 동아시아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48초71을 기록했다. 그리고 3년 뒤 베이징에서는 3분41초86을 찍었다. 33개월 동안 6초85를 줄인 엄청난 기록 단축 페이스다. 박태환은 이번 올림픽까지 포함해 그동안 7개 국제대회 자유형 400m에서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박태환이 주요 국제대회에서 세운 400m 기록은 들쭉날쭉한 편이다. 2006년 8월 캐다다 범태평양대회에서 3분45초72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운 박태환은 12월 도하 아시아경기에서는 3분48초44로 주춤했으나 지난해 3월 호주 세계선수권에서 3분44초30으로 아시아 기록을 세우며 최고 기록을 앞당겼다. 5개월 뒤 일본 지바에서 열린 프레올림픽에서 3분44초77로 현상 유지에 성공했던 박태환은 올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3분43초59로 다시 아시아 기록을 세웠고 베이징에서 1초73을 단축했다.

지그재그를 그리다 모처럼 연속 상승세를 탄 것. 박태환은 전날 예선에서 3분43초35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깬 뒤 하루 만에 1초49를 더 줄였다. 세계적인 라이벌들과의 경쟁이 박태환의 승부욕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은퇴한 ‘인간 어뢰’ 이언 소프(호주)가 2002년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이 종목 세계 기록은 3분40초08. 현역 선수로는 박태환이 최고기록 보유자가 됐다.

베이징=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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