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크게 눌러야 8강 실낱 희망
‘어게인(Again) 2002’는 없었다.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10일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 리그 D조 이탈리아와 두 번째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8강 진출을 위해 1승이 절실했던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 때 이탈리아를 상대로 연출했던 극적인 승리를 기대했으나 아쉽게 지고 말았다.
1무 1패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온두라스를 1-0으로 꺾은 카메룬(1승 1무)에 이어 조 3위로 처졌다. 이탈리아는 2승으로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상하이로 이동해 13일 치르는 온두라스(2패)와 마지막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이겨야 실낱같은 8강 진출 희망이 있다. 이 경우 이탈리아가 카메룬을 반드시 이겨야 카메룬과 골 득실을 따질 수 있다.
이탈리아전에서 승점 3점이 절실했기 때문에 박성화 감독은 즐겨 쓰는 4-4-2 포메이션 대신 4-3-3의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펼쳤다. 최전방에는 박주영(FC 서울), 신영록(수원 삼성), 이근호(대구 FC)가 나란히 섰다.
하지만 이미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가공할 화력을 보였던 이탈리아 공격수들이 전반 15분 먼저 선제골을 뽑으며 경기는 어려워졌다. 조직력에 개인기까지 두루 갖춘 이탈리아 선수들은 한국 진영을 휘저으며 여러 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15분 이탈리아는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수비를 앞에 두고 슛한 것이 튀어 나온 것을 주세페 로시가 다시 가로채 왼발로 첫 골을 성공시켰다.
전반 31분에는 이탈리아 와일드카드인 톰마소 로키가 오른발로 추가 골을 터뜨렸다. 동료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 측면을 뚫은 뒤 수비가 붙지 않은 로키에게 패스해 완벽한 골 찬스를 만들어 줬다.
계속되는 이탈리아의 공세에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던 한국은 전반 44분 왼쪽에서 올라온 대각선 크로스를 박주영이 골 지역 근처에서 뛰어 회심의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들어 측면 돌파와 크로스에 의한 공격을 자주 시도하며 실점을 만회하고자 했지만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수비벽을 결국 뚫지 못했다.
오히려 이탈리아는 후반 45분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골대를 맞고 나온 공을 다시 차 넣어 3-0으로 만들었다.
친황다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