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일본
“미국, 일본 잡고 금메달 따겠다.”
김경문(두산)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야구대표팀이 10일 결전의 땅 베이징에 도착했다.
13일 미국과 첫 경기를 사흘 남겨놓고 베이징에 온 대표팀은 곧바로 적응 훈련을 하려고 했지만 비 때문에 하지 못했다.
하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이후 8년 만에 메달 사냥에 나선 대표팀의 각오는 어느 때보다 당찼다. 이달 초 열린 쿠바(1승 1패)와 네덜란드(1승)의 평가전에서 호성적을 거둬 분위기도 상승세다.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은 ‘국민 타자’ 이승엽(32·요미우리)은 “무조건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다. 9경기를 모두 이기겠다”고 자신했다.
한국은 본선에 오른 미국, 중국, 캐나다, 일본, 대만, 쿠바, 네덜란드와 차례로 예선 7경기를 치른다. 4강에 오르면 준결승과 결승 단판 승부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이승엽의 말은 9전 전승으로 우승하겠다는 뜻이다.
이승엽은 일본을 경계 대상 1호로 꼽았다. “금메달 획득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일본이지 않겠나”라고 했다. 일본 또한 한국전에 에이스 다루빗슈 유(22·니혼햄)의 투입을 검토하는 등 경계하고 있다.
이승엽은 올 시즌 일본에서 주로 2군에 머물며 부진했지만 1군 복귀 후 지난달 28일 시즌 첫 홈런포를 신고했고 이번 3차례 평가전에서도 4안타를 치는 등 상승세다.
두 번의 예선전을 거쳐 이번 본선에서 세 번째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김경문 감독의 다짐도 남달랐다. 그는 “메달을 꼭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수들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힘이 숨겨져 있고 의욕도 강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쯤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한 대표팀은 곧바로 선수촌으로 이동해 여장을 풀었다. 이후 본선 경기가 열릴 베이징 서남부 지역에 위치한 우커쑹 야구장에서 오후 8시부터 훈련을 할 예정이었지만 장대비가 내려 취소했다. 대신 김 감독은 우산을 들고 그라운드를 밟으며 직접 잔디 상태를 점검했다. 대표팀은 11일과 12일 2시간씩 훈련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13일 미국과의 첫 경기에 초점을 맞추겠다. 첫 경기를 이겨야 잘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