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막지 못한 금메달.’
10일 베이징의 올림픽공원 양궁장엔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렸다. 깃발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도 세찼다.
비교적 날씨가 양호했던 8강전에서 231점의 세계신기록으로 이탈리아를 완파한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은 갑작스레 닥친 악천후 탓에 프랑스와의 4강전은 213점으로 끝냈다. 그나마 빗줄기가 더 굵어지고, 벼락마저 내리치자 중국과의 결승전은 당초 예정 시간보다 45분이나 지연된 7시 10분(한국시간)에야 시작됐다.
그러나 온갖 악조건에도 주현정(26·현대모비스)-윤옥희(23·예천군청)-박성현(25·전북도청)으로 짜여진 한국 여자 궁사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한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단체전 경기 방식까지 27발에서 24발(개인당 3발)로 줄여 이변을 유도했지만 주현정 74점, 윤옥희 74점, 박성현 76점으로 틈을 주지 않았다.
첫 1쿼터(54점)만 27-27점을 쐈을 뿐 그 이후론 28-29점을 꾸준히 유지했다. 제1궁사 주현정은 2쿼터 이후 10점과 9점을 번갈아 3차례 쐈고, 제2궁사 윤옥희는 전부 9-10점 과녁을 꿰뚫었다. 제3궁사이자 에이스인 박성현은 10점을 무려 5차례나 기록했다.
한국의 실력에 평정심을 상실한 중국은 총 8차례 라운드에서 한 번도 한국을 이기지 못했다. 특히 제2궁사 구오단은 8점을 3번, 7점을 한 번 쏴 패배를 자초했다. 한국은 3쿼터 직후 167-159로 앞서 승리를 예약했다. 4쿼터 두 라운드에서도 28점-29점을 쏴 224 대 215로 낙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8년 여자양궁 단체전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6회 대회 연속 금메달의 대위업을 이뤘다. 박성현은 아테네올림픽 개인적 우승을 포함하면 개인 통산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박성현은 김수녕과 함께 하계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를 이루게 됐다.
베이징|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