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입니까 고함입니까…지상파 방송사 ‘흥분 방송’ 빈축

  • 입력 2008년 8월 11일 08시 46분


‘올림픽 중계방송은 캐스터들의 목청 대결의 장?’

각 지상파 방송사의 베이징 올림픽 중계방송 시청률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캐스터와 해설자들의 지나친 ‘흥분 방송’이 빈축을 사고 있다.

전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된 ‘마린보이’ 박태환의 10일 수영 400m 자유형 결승 중계방송은 그 대표적인 경우로 꼽힌다. 이날 KBS 2TV와 MBC, SBS는 박태환이 출전한 결승전을 중계방송했지만 시청자들은 과도하게 흥분한 각 캐스터 및 해설자들로 인해 전문적인 경기 관전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모든 중계방송 캐스터와 해설자들은 “금메달”을 연호하며 잔뜩 흥분했고 이들의 목소리는 서로 뒤섞여 시청자의 귀에 제대로 들려오지 않았다.

KBS는 박태환이 결승 패드를 터치한 뒤 캐스터가 “올림픽 기록이다”고 말하며 오보를 내기도 했다. 해설자가 “아시아 기록이다”며 바로잡았지만 해설자는 “매운 고추가 역시 맵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만 했다.

MBC와 SBS 역시 다르지 않았다. SBS의 해설자는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태환아!”라고 박태환의 이름을 불렀다. “긴장하면 안됩니다”라며 본분의 위치로 돌아갔지만 지나친 흥분이 낳은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각 방송사 모두 베테랑 아나운서와 대표선수 및 코칭 스태프를 거친 해설자들을 위원으로 위촉해 베이징에 파견했지만 오로지 메달 획득이라는 ‘팩트’만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보여준 기량에 대한 전문적이고 듣고 보면서 뭐가 남는 해설은 없었다.

이와 함께 방송사들은 앞다퉈 메달상황만 보여줄 뿐 올림픽에서 정말로 봐야할 명승부나 의미 깊은 경기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벌써 최민호와 박태환의 금메달 장면은 재방송 재재방송 등 10여차례 이상 방송했고 앞으로 또 얼마나 봐야할지 모른다.

이밖에 들쭉날쭉 편성으로 정규 프로그램 방송을 뒤로 미루거나 결방하는 등 시청자들의 ‘볼권리’를 앗아가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MBC나 SBS는 올림픽 중계로 시간대가 겹친 기존 프로그램들을 대부분 결방했고 KBS 2TV는 주말극 ‘엄마가 뿔났다’와 ‘대왕세종’, ‘연예가중계’ 방송을 한 시간여 뒤로 미뤄 내보냈다.

한편 KBS 2TV는 10일 오전 11시13분께 수영 400m 여자 접영 경기를 방송하던 도중 30여초간 화면과 음성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 "중국측 통신사에서 운용 중인 상하이ITMC 장비 불량으로 인한 사고였다"면서 "방송 3사 모두 장애를 받았다. 입력신호가 복구된 뒤 방송이 정상회복되기까지는 약 30초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즉, 외부적 요인에 발행한 것이었다고 KBS측은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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