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 키운 물은 동아수영대회

  • 입력 2008년 8월 12일 03시 01분


4월 20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 제80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남자 2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우승한 박태환이 기도하듯 두 손을 모은 모습. 박태환은 동아수영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기록 향상을 이룬 끝에 결국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4월 20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 제80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남자 2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우승한 박태환이 기도하듯 두 손을 모은 모습. 박태환은 동아수영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기록 향상을 이룬 끝에 결국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3개월여 앞둔 4월 18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80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대학부 자유형 400m 결승.

한동안 방황했던 ‘마린 보이’ 박태환은 3분43초59에 물살을 갈라 지난해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세운 자신의 종전 아시아기록(3분44초30)을 0.71초 단축했다. 박태환은 이틀 뒤 자유형 200m에서도 1분46초26으로 자신의 아시아기록(종전 1분46초73, 2007년 3월 세계선수권)을 갈아 치웠다.

이처럼 동아수영대회는 박태환이 아시아 선수로는 72년 만에 수영 남자 자유형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산실 역할을 했다.

박태환은 2001년 4월 24일 부산 사직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73회 동아수영대회를 통해 훌쩍 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초등부 자유형 남자 100m에 출전한 도성초교 12세 소년은 1분00초65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음 날엔 자유형 200m에서도 2분09초65로 정상에 올랐다.

소년은 3년간의 공백기를 보낸 뒤 대청중 3학년 때인 2004년 동아수영대회에서 다시 한 번 이름을 알렸다. 자유형 200m(1분55초23)와 400m(4분05초35)에 출전해 2관왕에 오른 것. 경기고 1학년 때인 2005년 대회에선 200m(1분50초41)와 400m(3분50초37)에서 연거푸 한국기록을 세우며 대회 최우수선수에까지 선정돼 단숨에 국내 수영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30의 아시아기록을 세우며 아시아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자유형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은 이어 자유형 200m 역시 1분46초73의 아시아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선 3관왕(200m, 400m, 1500m)에 올랐다.

동아수영대회는 1929년 9월 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성제대 수영장에서 열린 제1회 전 조선수영경기대회가 모태.

1923년 창설한 국내 최초의 여성 종합스포츠대회인 동아정구대회, 1931년 탄생한 동아마라톤대회와 함께 우리 민족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기 위해 만든 대회다. 1970년대 조오련(56), 1980년대 최윤희(41) 등이 모두 동아수영대회를 통해 발굴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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