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상 감독 “둘 다 상승세… 결선서 해 볼만하다”
‘골든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박태환은 11일 자유형 준결승 200m에서 자신의 아시아기록을 갈아 치웠다. 전날 수영 자유형 남자 400m에서 금메달의 쾌거를 거둔 지 하루 만에 다시 한국 수영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박태환은 이날 베이징 워터큐브 수영장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1분45초99에 터치패드를 찍으며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세웠던 자신의 아시아기록을 0.27초 앞당겼다.
전체 2위로 12일 오전 열리는 결승에 진출해 다시 메달 사냥에 나서게 됐다.
400m 우승에 이어 200m에서 아시아기록까지 갈아 치운 박태환의 다음 상대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3·미국).
펠프스는 이날 박태환과 같이 준결승 레이스를 펼쳤지만 1분46초28로 4위에 머물렀다.
비록 결승에는 진출했지만 본인의 갖고 있는 세계기록(1분43초86)에는 한참 못 미친다.
준결승이기는 하지만 박태환이 펠프스를 꺾은 것이다.
속단은 이르다. 펠프스는 이어 열린 400m 계영 결승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추가했다. 전날 개인 혼영 400m에서 역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데 이어 벌써 2관왕에 오른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8관왕을 노리는 펠프스가 박태환과 붙은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물론 그랜트 해킷(호주)에 비해 펠프스는 더 높은 산이다. 노민상 수영대표팀 감독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노 감독은 “펠프스는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 선수다. 연습량도 엄청나고 특히 선수가 가져야 할 인성도 훌륭하다”며 “펠프스 옆에서 따라붙어 가는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펠프스를 넘어서는 게 솔직히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보지도 않고 접을 수는 없는 일이다. 가능성은 있다고 노 감독은 판단한다.
노 감독은 “펠프스도 상승세고 태환이도 상승세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 변수는 많다”고 말했다. 비록 펠프스가 연일 신기록을 작성하고 있지만 박태환도 상승세인 만큼 맞불 작전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
믿는 구석도 있다. 노 감독은 “신장이 큰 펠프스가 스트로크(팔의 횟수)가 적어 유리한 면이 있다”며 “하지만 태환이의 영법은 이미 세계 최고”라고 자신했다.
박태환이 12일 오전 11시 16분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최강 펠프스를 상대로 한국 수영사의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울지 기대된다.
베이징=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