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주전 골키퍼-주장 빠져 약화… 밀어붙여야
자력 8강 진출은 물 건너갔다. 그래도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했다. 최선을 다해 싸우면 또 다른 길이 보일 수도 있다.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10일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축구 D조 2차전에서 이탈리아에 0-3 완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렸다. 승점 1(1무 1패)로 이탈리아(승점 6·2승), 카메룬(승점4· 1승1무)에 이어 3위.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 티켓을 잡기 위해선 13일 중국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온두라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최소 4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이탈리아가 카메룬을 1골 차 이상으로 잡아 줘야 희망이 있다. 우리가 이기고 카메룬이 지면 1승 1무 1패로 승점 4로 같아지는데 현재 득실차가 한국이 ―3, 카메룬이 +1이라 우리가 큰 골 차로 온두라스를 잡지 못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이탈리아와 카메룬이 비긴다면 이런 희망마저 날아가 버린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는 일. 최선을 다해 온두라스를 대파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다행히 온두라스는 D조 중 가장 약체. 게다가 온두라스엔 전력 누수까지 겹쳐 우리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주고 있다. 온두라스는 7일 이탈리아와의 1차전(0-3 패)에서 한 차례 옐로카드를 받았던 주전 골키퍼 케빈 에르난데스와 주장인 미드필더 엔드리 토마스가 10일 카메룬과의 2차전(0-1 패)에서도 또 경고를 받아 한국과의 경기에는 뛰지 못한다. 카메룬전 후반 3분과 7분 잇따라 부상으로 교체된 에리크 노랄레스와 카를로스 파본도 출전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노랄레스는 오른쪽 풀백, 파본은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최전방 공격수로 1, 2차전 모두 선발 출전한 온두라스의 주전들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2패를 안았지만 1승이라도 거두겠다는 자존심을 걸고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온두라스의 이탈리아, 카메룬 경기를 지켜본 정해성 A대표팀 코치는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 아니고 수비수들도 몸놀림이 늦어 뒤 공간을 치고 들어가면 승산이 있다.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코치는 “미드필더 에밀 마르티네스의 돌파력과 공격수 라몬 누녜스의 역습에 주의하면서 미드필드 싸움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성화 감독은 “최선을 다했지만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 이제 자력으로 8강 진출은 어렵게 됐다. 그래도 마지막 한 경기는 사력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상하이=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