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양궁대표팀이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은 11일 베이징 올림픽그린 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를 227-225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전날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 6연패 쾌거를 달성한 데 이어 임동현(한국체대),이창환(두산중공업),박경모(인천계양구청)가 출전한 남자도 2000시드니올림픽 이래 올림픽 3연패를 작성했다. 아울러 한국은 이전 기록(224점)을 3점이나 경신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4년 이후 한국의 양궁 신화는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 비결에 대한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강한 정신력이나 타고난 승부 기질, 풍부한 자원, 과학적인 훈련 등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는 수없이 많다.
아울러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감독의 작전이다. 특히 단체전의 경우 순서를 정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한 힘들다. 메달 색깔과 직결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한다는 것이 감독들의 얘기이다. 장영술 남자 감독은 “순서를 정하는 것이 쉬운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원칙을 정한 뒤 수 많은 평가전를 갖고, 그 결과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한 후에야 최종 결정한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렇다면 원칙은 어떤 것일까. 장 감독에 따르면 성격을 우선으로 살핀다.
특히 1번을 정하는데 고심을 많이 한다. 첫발을 쏘아야하는 부담감은 물론이고 낯선 환경이나 관중들의 박수소리 등에도 조금도 흔들리지 말아야하는 것이 1번 사수다. 그래서 안정감과 기복이 없는 선수를 택한다. 아울러 후순위의 동료들이 시간에 쫓기지 않도록 타이밍도 빨라야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활 놓는 타이밍이 가장 빠른 임동현이 첫 번째 주자로 낙점됐다. 임동현은 성격도 화통하다.
베이징=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