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에이스 다르빗슈의 등판일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해왔다. 세계 최강 쿠바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쿠바전을 정면으로 돌파하느냐’와 ‘약한 투수를 내고 다른 경기에 총력전을 펼치느냐’가 일본 야구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고민 끝에 호시노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세계 최강 쿠바전에 에이스 다르빗슈를 투입해 예선전부터 힘으로 대결을 펼치겠다는 것이 호시노의 의도.
다르빗슈가 쿠바전에 등판함에 따라 대만과의 2차전 경기에는 가와카미 켄신(33.주니치), 대회 최고의 빅카드인 한일전에는 좌완 와다 쓰요시(27.소프트뱅크)의 출격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타 거포가 즐비한 대만전에는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이 뛰어난 우투 베테랑 투수가 제격. 한국이 손민한, 서재응을 대만전에 투입해 재미를 봤던 것처럼 일본도 가와카미를 대만전에 투입할 것이다.
한국전에는 이종욱, 이용규, 이승엽 등 뛰어난 좌타자들이 많은 것을 겨냥해 좌완투수를 선발투수를 등판시킬 전망이다.
일본대표팀에서 선발 등판 가능한 좌완투수는 와다, 나루세 요시히사(23.지바롯데), 스기우치 도시야(28.소프트뱅크) 3명.
하지만 스기우치는 불펜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와다와 나루세로 압축된다. 나루세도 한국전 등판이 쉽지 않다. 지난해 있었던 아시아예선에서 한국타자들에게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와다. 와다는 2003년 삿포르에서 열린 올림픽예선에서 한국팀에 치욕을 안겼던 투수. 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이 있으며, 좌완이기 때문에 한국의 빠른 주자를 견제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와다는 직구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제구력이 뛰어나고 변화구를 잘 던진다. 올림픽 등 큰 경기 경험도 많아 한국으로서는 까다로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한국이 일본을 무너뜨리고 준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타 거포들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이대호, 김동주 등 오른손 중심타자들이 찬스에서 해결을 해주지 못한다면 불펜이 강한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다.
베이징=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