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스 19세때 기록 넘어서
朴, 출발반응 - 마지막50m 스퍼트 추종불허
“펠프스 돌핀킥 부드러워… 열심히 익히겠다”
12일 중국 베이징 워터큐브 수영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수영 자유형 남자 200m 결선.
5번 레인의 박태환(19·단국대)은 10일 400m 결선 때처럼 이날도 가장 먼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4년 전 아테네 올림픽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한 뒤 뼈를 깎는 출발 연습을 한 덕분이었다. 6번 레인은 8관왕을 노리고 있는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 4번 레인은 미국의 피터 밴더케이였다.
그러나 박태환은 100m 턴 지점에서 2위 자리를 되찾았다. 펠프스가 50초29, 박태환이 51초54였다.
박태환은 150m 턴 지점에서 1분18초68을 기록했지만 미국의 밴더케이가 0.07초 빠른 1분18초61을 기록했다. 박태환은 근소한 차로 3위로 처졌다.
하지만 박태환 특유의 막판 스퍼트가 이때부터 발휘됐다. 강력하게 치고 나간 박태환은 결국 1분44초85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 기록은 11일 준결선에서 세웠던 1분45초99의 아시아 기록을 하루 만에 1.14초나 줄인 것이다.
펠프스는 1분42초96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이번 대회 세 번째 세계신기록과 세 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펠프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은메달을 추가했다.
박태환은 나이는 이제 겨우 19세. 4년 뒤인 런던 올림픽에서는 다관왕도 노려 볼 수 있다.
박태환은 “턴을 하면서 보았는데 펠프스의 돌핀킥이 장점인 것 같다. 돌핀킥을 매우 부드럽게 했다. 앞으로 돌핀킥 연습을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돌핀킥은 두 다리를 모아 돌고래 꼬리처럼 흔들며 헤엄치는 것이다. 보통 물속에 뛰어든 직후나 턴 이후 이 기술을 사용해 스피드를 배가시킨다. 박태환의 돌핀킥 사용거리가 8m 정도인 데 비해 펠프스는 13m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박태환과 펠프스는 타고난 재능에 성실한 훈련 태도 등에서 서로 닮았다. 따라서 박태환도 향후 지금처럼 훈련을 통해 기록 향상을 해나간다면 4년 후 펠프스를 대신해 수영 황제에 등극할 수도 있다.
노민상 한국 수영대표팀 감독은 “앞으로의 훈련 방향은 지구력과 파워를 키우는 데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4년 후를 바라보고 차분하게 다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