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빚을 갚아주마!”
한국 야구대표팀이 1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우커송구장 필드2에서 우승후보 미국과 예선 풀리그 첫 경기를 벌인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지역예선에서 동시에 탈락한 한국과 미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8년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국은 편파판정으로 미국에 2차례나 통한의 패배를 당한 8년 전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예선 4차전에서 정대현의 7이닝 무실점 호투로 0-0 접전을 펼쳤지만 진필중이 8회말 덕 민케이비치에게 만루홈런을 허용, 0-4로 패했다. 심판의 석연치 않은 볼 판정으로 한가운데로 공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준결승전서 만나 정대현의 역투로 2-1로 앞섰으나 7회말 명백한 아웃을 2차례나 세이프로 선언한 심판의 농간에 동점을 허용했고, 9회말 박석진이 민케이비치에게 끝내기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미국은 금메달, 한국은 동메달을 따냈다.
대표팀은 미국전에 필승 각오를 결집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미국과의 첫 경기를 이긴 다음 향후 계획을 밝히겠다”고 말했고, 4번타자 이승엽도 “9전 전승으로 우승하겠다. 첫 경기인 미국전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은 과거와는 달리 한국을 경계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MLB.com)는 12일 미국 전력분석요원의 말을 빌려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글러브를 기억하는가”라면서 “그들은 놀랄만한 플레이로 모든 타구를 기계적으로 진공청소했다. 그들은 스스로 지지 않았다”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를 쓴 한국을 상대로 긴장을 풀지말 것을 주문했다.
허구연 <스포츠동아> 객원기자 겸 MBC 해설위원은 12일 미국 데이비 존슨 감독을 훈련장에서 인터뷰했다. 존슨 감독은 “한국전 선발투수로 우완투수를 준비하고 있다. (강속구 투수) 스트라스버그는 선발이 아니라 상황을 봐서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팀이 아주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이승엽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고 답했다.
허 위원은 “한국팀의 경기감각이 다소 걱정되는데 초반 2회를 잘 넘기는 게 중요하다. 구장(좌우 98m·중앙 122m)이 작고 공의 반발력이 크기 때문에 장타만 조심하면 승산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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