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관전의식은 ‘낙제점’

  • 입력 2008년 8월 13일 14시 19분


여기저기서 휴대폰소리가 울려 퍼진다. 젊은이들의 수다도 들려온다. 뛰어다니는 어린아이도 적지 않다.

지하철에서의 모습이 아니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베이징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축구나 야구처럼 넓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경기에서는 소음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양궁이나 펜싱 같은 집중력이 승패를 가르고 관중석과의 거리가 가까운 경기장에서 이런 광경이 펼쳐져 문제가 되고 있다.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건 일부 관중들의 의도적인 방해.

양궁장에서는 일부 관중이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 소리를 질러 선수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게 한다.

다른 경기장에서도 결정적인 장면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경기 내내 곳곳에서 들리는 휴대전화소리는 안내방송이 나간 뒤에도 좀처럼 그치지 않는다.

중국정부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 시민들의 의식향상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가 올림픽 기간에 반영되고 있고, 지금까지는 큰 문제 없이 지구촌 축제가 진행중이다.

어렵게 쌓은 시민의식이 일부 관중의 수준 낮은 관전의식으로 빛을 잃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들게 한다.

베이징=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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