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 핸드볼 한국-스웨덴 경기가 열린 13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스포츠센터. 핸드볼 경기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한국의 아줌마 골키퍼 오영란(36)이 자신의 골대 앞에서 던진 슛이 약 30m를 날아가 그대로 상대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 골키퍼가 골을 넣은 것이다. 노련함과 힘이 함께 빚어낸 장면에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흘러 나왔다.
한국여자핸드볼대표팀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파죽의 2연승을 올렸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3일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스웨덴을 31-23으로 이겼다.
9일 세계 최강 러시아와 29-29로 비기고 11일 2차전에서 세계 랭킹 3위 독일을 완파한 데 이어 북구의 강호 스웨덴까지 물리친 한국은 2승 1무를 기록했다. 한국은 러시아(2승 1무)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한국 +18, 러시아 +13)에서 앞서 B조 선두로 올라서며 조 4위까지 주어지는 8강 진출에 매우 유리한 상황에 올라섰다.
한국은 홍정호(6점) 안정화(7점) 박정희(7점)의 활약으로 전반을 18-13으로 앞선 뒤 후반 들어 25-18까지 점수차를 벌이며 승기를 잡았다.
이번 대표팀 15명 중 6명이 2004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이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엄청난 투혼을 보이며 은메달을 따냈던 그들의 이야기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들의 투혼을 지켜본 임 감독은 “우리나라 아줌마들 정말 대단하다”며 그들의 투지를 높이 샀다.
베이징=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