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나 타이슨 게이 모두 훌륭한 선수다. 하지만 우승자는 내가 될 것이다.”
육상 남자 100m ‘빅3’ 중 한 명인 아사파 파월(27·자메이카·사진)이 금메달에 대한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
12일 베이징 시내에 있는 나이키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한 파월은 “베이징은 처음이지만 왔던 것처럼 편하다”며 현지에 잘 적응하고 있음을 알렸다.
육상 남자 100m는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종목.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가리는 이벤트이기도 하지만 올해는 9초70대를 뛰는 선수가 3명이나 돼 더욱 관심을 끈다. 볼트는 9초72, 파월은 9초74, 게이는 9초77이 공식 최고 기록이다. 게이는 9초68의 비공인 세계기록을 갖고 있다.
먼저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파월이었다. 9초대를 38번이나 기록한 파월은 9초70대도 ‘밥 먹듯’ 달린 선수다. 2005년 9초77로 처음 세계기록을 세운 뒤 6월 볼트가 자신의 기록을 깰 때까지 약 3년간 세계기록을 보유했다.
하지만 파월은 큰 경기와 인연이 없었다. 2003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했고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에서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오사카 세계선수권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금메달은 게이의 몫이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도 출전했지만 5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는 파월이 ‘메이저 대회 징크스’를 털어버릴 좋은 기회다. 파월은 지난달 23일 스톡홀름, 26일 런던, 30일 모나코 그랑프리 대회 100m를 모조리 휩쓸었다.
파월은 “볼트가 내 기록을 깨면서 더 홀가분해졌다. 내 위에 누군가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파월은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부담을 벗어던졌다. 그가 과연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 궁금하다.
베이징=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