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박현숙 첫金소감에 비아냥
“장군님 생각에 번쩍 들었다고? 진짜 마오(毛) 시절 생각난다.”
베이징(北京) 올림픽에서 북한에 첫 금을 선사한 역도의 박현숙(23·사진) 선수의 승리 소감이 중국인들에게 화제다.
박 선수는 12일 여자 역도 63kg급 경기에서 아슬아슬하게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차지한 뒤 “장군님이 경기를 지켜본다는 생각을 하니 힘이 솟아오르면서 바벨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군님’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뜻한다.
중국인들은 이에 조소(嘲笑)를 금치 못하고 있다. ID가 무진무뤄(木槿幕落)인 누리꾼은 중국의 최대 토론방인 톈야서취(天涯社區)에 “정말 웃기는 선수네. 완전히 세뇌를 받았구먼”이라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은 “과연 김 장군이 그의 이름을 기억이나 할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장군님 생각에 힘이 솟았다는 박 선수의 말에 “그럼 패할 줄밖에 모르는 중국 남자 축구 선수들을 북한에 보내 장군님의 격려를 받도록 하자”는 비아냥거림도 있다.
하지만 박 선수에 대한 연민과 동정도 적지 않다. ID가 카이얼사쓰(凱爾薩斯)인 누리꾼은 “박 선수의 말을 듣고 정말 벼락을 맞은 듯 멍해 넘어질 뻔했다. 마오 주석의 훙바오수(紅寶書)가 여전히 유용하다니…”라며 연민을 표시했다.
훙바오수란 중국의 문화대혁명 기간(1966년 5월∼1976년 10월) 중 마오쩌둥(毛澤東)의 어록이나 선집을 가리키는 말.
당시 중국인들은 하루 세 끼를 먹기 전에 반드시 마오의 초상화 앞에서 “마오 주석 만수무강”을 외치고 길을 가다가도 홍위병에게 붙들려 마오쩌둥의 어록을 제대로 외우고 있는지 검사를 받아야 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