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바람도 中방해도 실력으로 스매싱

  • 입력 2008년 8월 14일 02시 53분


이경원(왼쪽)이 이효정과 짝을 이룬 2008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일본 조를 상대로 강력한 스매싱을 날리고 있다. 이경원-이효정 조는 2-0으로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경원(왼쪽)이 이효정과 짝을 이룬 2008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일본 조를 상대로 강력한 스매싱을 날리고 있다. 이경원-이효정 조는 2-0으로 이겨 결승에 진출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4강서 멈춘 ‘日박주봉 신화’박주봉 일본올림픽배드민턴대표팀 감독(왼쪽)이 한국과의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일본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모국과의 부담스러운 경기를 치른 박 감독은 “한국이 역시 한 수 위였다. 금메달을 따기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4강서 멈춘 ‘日박주봉 신화’
박주봉 일본올림픽배드민턴대표팀 감독(왼쪽)이 한국과의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일본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모국과의 부담스러운 경기를 치른 박 감독은 “한국이 역시 한 수 위였다. 금메달을 따기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배드민턴 女복식, 준결승서 日에 2 - 0 완승

日감독 박주봉 “세계1위 꺾어줬으니 金따길”

이경원(28)은 이효정(27·이상 삼성전기)과 짝을 이룬 배드민턴 여자복식에서 결승 진출에 성공한 뒤 코트에 드러누워 환호했다.

환희의 세리머니가 펼쳐지는 사이 절친한 선후배 사이인 김중수(48) 한국 대표팀 감독과 박주봉(44) 일본 대표팀 감독은 축하와 위로의 악수를 나눴다.

13일 베이징공과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준결승.

세계 랭킹 4위 이경원-이효정 조는 박 감독이 이끄는 일본의 마에다 미유키-스에쓰나 사토코 조(세계 8위)를 2-0(22-20, 21-15)으로 눌렀다.

이 경기는 최근 독도 문제까지 겹쳐 자존심이 걸린 한일전이었던 데다 현역 시절 한국 최고의 배드민턴 스타였던 박 감독이 일본 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기에 더욱 관심을 모았다.

“부담스러운 상대지만 잘하겠다.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던 박 감독의 예상처럼 승리는 한국의 차지였다.

한국 배드민턴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여자복식 결승에 올라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황혜영-정소영 조 이후 16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게 됐다.

반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배드민턴 4강에 올랐던 일본은 3, 4위전으로 밀려나 첫 메달에 도전한다.

경기 후 통화에서 김 감독은 “누군가 이겨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주봉이에게 잘했다는 위로를 해줬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김 감독에게 “우리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8강전에서 중국의 세계 1위조까지 꺾어 줬으니 한국이 꼭 금메달을 따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넨 뒤 “내일 경기가 없으니 오늘 저녁 때 소주라도 한잔하자”며 웃었다고 전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이후 호흡을 맞춰 온 이경원-이효정 조는 이날 네트 너머 일본 선수보다는 중국 심판진의 오심에 더 신경을 써야 했다. 중국인 부심과 서비스를 판정하는 저지들이 경기 시작부터 한국 선수들의 서비스 폴트를 무더기로 지적하고 나선 것. 1세트에만 5개의 서비스 폴트가 나와 뭔가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샀다.

박 감독의 친매형으로 이경원과 이효정을 지도하고 있는 권승택 삼성전기 감독은 “중국이 배드민턴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하기 위해 사전 정지 작업을 하는 것 같다. 껄끄러운 한국이 올라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은 이경원-이효정 조는 1세트 18-20으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4점을 따내 첫 세트를 따낸 뒤 2세트 들어 더욱 안정된 플레이로 승리를 엮어냈다.

160cm인 이경원은 수비와 집중력이 뛰어나고 181cm의 장신인 이효정은 큰 키를 앞세운 네트 플레이가 뛰어나 이상적인 조합으로 불린다. 이효정은 2006년 허리디스크에 걸려 한동안 라켓을 놓으며 위기를 맞았으나 이경원의 따뜻한 격려 속에 재활에 성공했다. 이들은 올해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베이징 올림픽을 향한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결승은 15일 열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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