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점심을 거를 정도로 충격을 많이 받은 모양이다.”
레슬링대표팀이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그레코로만형이 기대에 못 미치자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1984년 LA올림픽 이후 단 한번도 금메달을 거르지 않았던 ‘효자종목’ 그레코로만형은 이번에 그 전통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런 탓인지 선수단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한 관계자는 ‘밥 먹는 것도 잊을 정도’로 충격에 빠져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13일 66kg의 김민철이 초반 탈락하면서 이틀 동안 3체급에서 단 하나의 동메달만 얻었을 뿐이다. 더욱이 이들 탈락 체급은 당초 금메달을 기대했던 터라 그 충격은 더욱 크다. 아직 경기가 남아있는 84kg급과 96kg급도 금메달을 기대하기는 조금 버겁다. 중량급은 유럽의 강호가 즐비해 한국이 메달을 차지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제 기대감은 자유형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유형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금맥이 끊긴 상태다. 확실한 후보를 내세우기도 힘들다. 이러다가 자칫 1976년 이후 이어져온 출전 대회 마다 금메달을 따왔던 레슬링이 노골드의 수모를 당할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선수단의 한 관계자는 “격투기 종목에서 이변은 늘 있어왔고, 언제나 ‘깜짝 스타’도 나왔다. 이번에도 그런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기대감을 잃지 않았다. 노 골드와 깜짝 스타, 과연 어느 쪽일까.
베이징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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