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중지시키며 전쟁의 포화는 잠시 멎었으나 여전히 분쟁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러시아와 그루지야.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나탈리아 파데리나(러시아)와 니노 사루크바체(그루지야)가 각각 은, 동메달을 따낸 뒤 화해의 장면이 연출됐지만 여자 비치발리볼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13일 베이징 차오양공원에서 열린 양국의 비치발리볼 경기. 그루지야는 러시아를 세트 스코어 2-1로 꺾었다. 명승부를 펼친 양국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서로를 격려했으나 정작 인터뷰에선 일말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포문을 연 쪽은 러시아 대표로 나선 나탈리아 유리야도바. 그는 “우린 그루지야가 아닌, 브라질 친구들을 상대했다”며 그루지야 선수들의 국적을 문제 삼았다. 이유인즉 그루지야 대표로 나선 안드레자 차가스와 크리스틴 산타나가 브라질 국적까지 보유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태생인 이들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최근 그루지야 시민권을 얻은 뒤 이번 대회에는 르벨로, 사카란 그루지야 이름으로 등록했다.
유리야도바의 발언에 발끈한 산타나의 대답. 그는 “맞는 말이다. 우린 그루지야와 브라질 여권을 모두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린 그루지야인과 똑같다. 올림픽 출전 24개국 중 한 팀에 불과하다”고 다른 국가들과의 똑같은 대접을 요구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