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축구단 결성을 원하는 친구의 요청에 한 때 소림사에서 무술을 익혔던 씽씽(주성치)이 축구에 쿵푸를 접목시켜 무림의 강자들을 차례대로 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중국 현지에 와보니 실제로 많은 중국인들은 쿵푸의 매력에 빠져 있었습니다. 한국의 태권도와 같이 일반 서민들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운동 쯤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녁만 되면 집 앞에 나와 춤을 추듯 몸을 건들거리며 무술을 연마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고, 심지어 칼을 휘두르는 광경까지 펼쳐지기도 합니다.
이미 단순한 운동을 넘어선 하나의 거대한 생활스포츠로 자리매김한 듯 보였습니다.
취재를 위해 중국의 중심인 천안문(天安門)을 배외하던 때, 저 멀리서 붉은 색의 중국 국기를 흔들며 다가오는 네 명의 사내들이 나타났습니다. 이름 하여 ‘베이징 솨이밍커 쿵푸축구부’(北京帥名克武術足球구俱樂部)의 선수들이었다.
첫 인상부터 범상치 않았던 이들은 쿵푸라고 적힌 붉은색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사진촬영 시 쿵푸동작을 취하며 주위에 몰려든 많은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들은 “쿵푸축구는 긴장감과 박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운동이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4월 7일 쿵푸축구 단체를 결성한 이들은 중국 고대 전략전술인 <삼십육계>와 <손자병법>을 이용한 무술동작과 페어 플레이를 지향하는 새로운 종목을 탄생시켰습다.
쿵푸축구의 창시자인 쿵더바오(孔德寶)는 쿵푸는 중국 전통무술의 유구한 역사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전 세계에 중국 전통문화를 전파하는데도 유리하다고 생각돼 이 단체를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쿵푸축구의 경기규칙은 일반 축구와 유사합니다. 각 팀 11명의 선수가 출전해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입니다.
다만, 심판과 전술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심판은 엄격한 규칙을 대폭 완화해 더욱 현란한 쿵푸기교를 보여주는 것을 허용합니다.
또한 특수한 2-3-3-3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쿵푸축구는 골키퍼 역시 직접 경기에 참여해 상대 공격수를 방어하는 임무가 주어집니다.
현재 베이징 솨이밍커 쿵푸축구부에는 백 여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으며, 그 중 90% 이상이 정규 쿵푸학교에서 쿵푸를 배운 경력이 있다고 합니다.
베이징=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홈페이지: http://www.smkwz.com/Index.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