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간을 가리는 육상 남자 100m 레이스가 16일 밤 열린다.
이변이 없는 한 우승자는 우사인 볼트(22), 아사파 파월(26·이상 자메이카), 타이슨 게이(26·미국) 중 1명이다.
볼트는 6월에 9초72를 끊으며 세계 기록을 세웠다. 파월은 볼트 이전에 9초74의 세계기록 보유자였다. 게이는 9초77이 최고 기록이지만 올해 9초68의 비공인 세계기록을 냈다.
셋 중 둘은 자메이카 선수다. ‘스프린터 왕국’으로 불리는 자메이카이지만 ‘스프린터의 꽃’인 올림픽 남자 100m에서 금메달을 딴 적은 없다. 반면 육상 강국인 미국은 지금까지 25번(6, 12, 13회 올림픽은 세계대전으로 건너 뜀) 열린 남자 100m에서 절반이 훨씬 넘는 16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볼트나 파월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 자메이카는 처음으로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우승국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게이가 우승하면 미국은 대회 3연패를 달성한다. 2000년에는 모리스 그린, 2004년에는 저스틴 게이틀린이 우승했다. 미국은 1932년 로스앤젤레스부터 1956년 멜버른 대회까지 5연패를 했지만 이후 2회 연속 우승만 3번 했다.
기록상으로는 볼트-파월-게이 순이지만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게이는 지난해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파월을 제쳤다. 파월은 7월 스톡홀름에서 볼트를 꺾었다. 볼트는 세계기록을 세울 때 게이를 눌렀다. 스포츠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볼트-게이-파월에게 각각 0.8, 2.3, 2.75배의 배당률을 내걸어 볼트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젊은 볼트는 최근 상승세가 무섭다. 게이는 큰 경기에 강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파월은 최근 “2인자가 되니 부담을 덜었다”며 욕심을 냈다.
전문가들은 출발 반응 속도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총소리가 울린 뒤 대부분의 선수들은 대략 0.130∼0.180초가 흐른 뒤 출발한다. 거기서 벌써 0.05초 차가난다.
치열한 경쟁이 세계기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자메이카는 100m 첫 금메달을 가져갈 수 있을까. 세계기록은 깨질까. 오늘 밤 웃는 남자를 보면 안다.
베이징=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