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상연하 셔틀콕 커플 탄생
이용대(20)-이효정(27·이상 삼성전기)조가 처음 두각을 나타낸 때는 1월 열린 코리아오픈대회. 당시 세계 랭킹 5위인 플랜디 림펠리-비타 마리사(인도네시아)조에 2-1로 역전 우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춘 지 불과 2개월 만에 정상에 올라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커플 탄생은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지난해 2월 잠시 호흡을 맞췄지만 이후 여러 차례 다른 파트너와 짝을 맞춰보면서 테스트 기간을 거쳤다. 최종 결정이 내려진 시기는 작년 11월.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이용대의 안정된 수비와 재치있는 플레이, 이효정의 강력한 파워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 7살 차의 연상연하 커플을 탄생시켰다. 이후 기대 이상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코리아오픈과 독일오픈 등에서 연속 우승했고, 손을 맞잡은 지 불과 9개월 만에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 국민 남동생 이용대
이용대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며칠 사이에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빼어난 실력은 물론 준수한 외모 덕분에 네티즌들 사이에 난리가 났다. 특히 가수 이승기와 외모가 닮았다고해서 여성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배드민턴의 박태환’으로 불린다. 일부에서는 ‘국민 남동생’이라는 애칭을 붙이기도 한다. 훈남(훈훈한 남자)에서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까지 , 팬들의 사랑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용대의 미니 홈피에는 매일 수많은 팬들이 찾아 격려의 말을 남기고 있다.
2006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단체전·혼합복식·남자복식 우승 3관왕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이용대는 올림픽에 처음 나왔지만 폭발적인 스매싱 등 인상적인 플레이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파이팅이 넘치고, 파트너인 이효정과 완벽한 호흡을 맞췄다. 불과 20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한국 배드민턴을 이끌 주역으로 손색이 없다.
이틀 전 여자복식에서 아깝게 은메달에 머문 이효정은 눈물을 글썽였다. 안타까움과 서러움이 배어났다. 결승전에서 선배인 이경원의 뜻하지 않은 부상 때문에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고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날 이후 ‘이효정’이라는 이름 석자는 팬들의 뇌리속에 확실하게 각인됐다. 여자 선수치고는 굉장히 큰 180cm의 큰 키를 이용해 네트 앞에서 내리 꽂는 공격은 가히 위협적이다. 큰 키에 비해 발놀림도 빨라 속공에도 능하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 참가해 임경진과 한 조를 이뤄 복식에 출전했지만 첫 경기에서 탈락했고, 아테네 대회에서는 황유미와 손발을 맞춰 8강까지 올랐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고 설움을 곱씹어야했던 이효정은 이제 당당히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올랐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꾸준히 훈련해온 노력의 결실이다.
베이징=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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