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시다 사오리(26)가 여자 레슬링 자유형 55kg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포효했다. 그리고는 곧이어 어머니 품에 안겨 왈칵 울음을 터뜨렸다. 요시다는 일본이 1980년대부터 정책적으로 육성해 온 여자레슬링에서 가장 빼어난 기량을 보이고 있는 선수. 여자 레슬링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4아테네올림픽에서도 이미 금메달을 따냈다.
수많은 우승을 경험해 본 그가 이번 금메달에 이처럼 기뻐하는 이유는 뭘까.
요시다는 올해 초 열린 월드컵에서 미국 무명 선수 반 듀센에게 패하며 국제대회 119연승이라는 대기록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1년 12월 이후 무려 6년 1개월 만에 맛본 패배.
당시 따낸 동메달을 내던져버릴 정도로 자존심이 상했던 그는 이번 올림픽을 대비해 밤낮없이 훈련에 매진했고 기어이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이 최강이라는 것을 당당하게 입증했다.
요시다는 “그날의 패배는 내 마음에 아직도 멍으로 남아 있어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다시는 질 것 같지 않다”며 “나는 또 다시 새 기록을 작성할 준비가 돼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