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대 4개뿐, 섬나라 핑퐁소녀 프리시라 “메달 꿈? 6점만 따면 행복”

  • 입력 2008년 8월 18일 08시 57분


“내 목표는 단지 6점에 도달하는 거예요” 열여덟 살 탁구 선수 토미 프리시라(사진)의 꿈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프리시라는 바누아투는 호주 시드니에서 북동쪽으로 2550km 떨어진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의 떠오르는 별, 손에 꼽을 만한 탁구 선수다. 2006년 행복 지수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은 나라, ‘바누아투’처럼 선수의 꿈도 ‘행복’이 우선이다. 단지 탁구의 꿈을 좇아 중국 베이징에 왔다.

프리시라는 대회 개막식 때 기수를 맡아 바누아투의 국기를 들고 입장했다. 바누아투의 인구는 21만5000명밖에 안 된다. 그 중 탁구 선수는 단 15명, 탁구대는 4개, 탁구 클럽은 딱 한 곳밖에 없다. 국제 탁구연맹(ITTF)의 랭킹도 866위로 가장 낮다.

프리시라가 탁구를 한 지는 4년째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남태평양대회에서 단식 챔피언에 올라 수도 포트빌라에서 “사람들이 말을 걸고 사진을 찍자”고 제안을 받는 유명인사가 됐다.

프리시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특별 초청,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올림픽에 참가하게 됐다. 이번 대회 목표는 7세트 경기에서 6점을 내는 것이다. 지난 3월 삼성이 후원하는 저개발국 선수육성 프로그램 장학생으로 뽑혔고, 중국 코치에게 하루 두 번 지도를 받아 왔다.

프리시라의 첫 경기는 18일 오후 1시에 열린다. 첫 상대는 세계 랭킹 762위 에바 오도로바(슬로바키아) 다.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는 프리시라에게는 힘든 상대다. 그래도 6점에 도달할 꿈이 있으니 그것만으로 프리시라는 행복하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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