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한국시간)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 한국-대만 경기가 열린 베이징 우커송 경기장. 선발 등판한 봉중근은 4와 3분의 1이닝 동안 9안타 6실점하며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 미국전과 같은 칼날 제구과 집중력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밋밋한 직구와 주무기인‘너클커브’는 이닝을 거듭할 수록 구속과 예리함이 떨어졌다. 특히 대표팀 제 1선발로서 든든함을 선보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봉중근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1회초 상대타선을 깔끔히 삼자범퇴 시킨 봉중근은 2회초부터 불안함을 노출시켰다.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한 것.
이후 봉중근은 3회와 4회에도 대량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메이저급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해 가까스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이미 밋밋한 구위가 노출된 봉중근은 더 이상 대만의 강타선을 막아낼 도리가 없었다. 5회초 연속 안타를 얻어맞으며 무려 3점을 내줘 크게 뒤져 있던 대만에 추격의 불씨를 되살려줬다.
이날 제 몫을 다하지 못한 봉중근은 사실 자신의 부진한 투구보다 대표팀의 제 1선발의 책임감을 다하지 못한 점이 더 마음에 걸린다.
올림픽 개막 전 ‘전국구에이스’ 손민한이 제 1선발감으로 확실해 보였으나, 김경문 감독은 젊은 대표팀을 만들기 위해 손민한을 과감히 제외하고 봉중근을 승선시켜 당당하게 제 1선발로 내정했다.
이에 봉중근은 올림픽 예선 1차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여론도 “해외선수들에게 통하는 봉중근을 데려오길 잘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어깨에 달린 메달 획득에 대한 책임감이 부담감으로 작용한 탓인지 봉중근은 대만의 강타선에 맥을 추지 못하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베이징=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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