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너무 많이 땄나?”
중국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예상외로 금메달을 많이 획득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한편으론 ‘과도한 개최국 프리미엄’이라는 뒷말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17일과 18일 각각 금메달 8개, 4개를 추가하면서 지금까지 금메달 39개로, 2위인 미국(20개)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전체 금메달 302개 가운데 59.6%인 180개의 주인이 판가름 난 18일까지 중국 선수단이 획득한 금메달 39개는 1984년 국가 차원에서 중국이 올림픽에 참가한 이후 가장 많다. 이미 아테네 올림픽 당시 종합성적 2위로 딴 금메달 32개를 넘겼을 뿐 아니라 당초 목표인 금메달 36∼40개도 이미 달성했다.
이런 추세라면 최소한 43개의 금메달을 따 가볍게 종합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중국 체육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의 이 같은 성적은 한국의 7연승을 막고 따낸 여자 양궁 개인전과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딴 조정 등 뜻밖의 선전이 낳은 결과다. 중국은 앞으로도 다이빙 탁구 태권도 배구(여자) 등에서 금메달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올림픽 성적과 관련해 입 조심을 하고 있다. 중국의 독주는 한국과의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문제가 된 중국 관중의 ‘저질 응원’과 배드민턴 레슬링 등 일부 종목에서 제기된 ‘편파 판정’에 힘입은 것이라는 뒷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추이다린(崔大林) 중국올림픽위원회 부주석 겸 중국대표단 부단장은 17일 중국의 최종 금메달 예상 개수를 묻는 질문에 “우리 목표는 다른 나라와 금메달 경쟁을 벌이는 게 아니다”며 언급 자체를 꺼렸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