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후반전… “웃을 일 더 남았다”

  • 입력 2008년 8월 19일 03시 01분


■ 한국, 日 제치고 아시아 2위 유력

《태극 전사들의 목표 달성이 코앞이다.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금빛 상승세를 타며 당초 목표로 했던 ‘10-10 프로젝트’(금메달 10개-종합 순위 10위) 돌파를 목전에 뒀다. 24일 폐회식을 앞두고 대회가 후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각국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 ‘10-10’ 눈앞

8일 개막 이후 한국의 ‘금 우물’은 마를 새가 없었다. 9일 유도 최민호가 첫 금을 선물한 뒤 10일 수영 박태환과 양궁 여자 대표팀이 나란히 금을 따냈다.

이후로 양궁 남자 단체전(11일), 사격 진종오(12일), 역도 사재혁(13일)이 줄줄이 금맥을 이어 닷새 연속 금 잔치를 벌였다.

한국은 이틀을 쉰 뒤 16일 장미란이 세계신기록으로 금을 땄고, 이용대-이효정이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빛 스매싱을 날려 18일 현재 금 8, 은 9, 동메달 6개를 땄다. 중국, 미국, 영국, 호주, 독일, 러시아에 이어 종합 순위 7위다.

현재 10위인 우크라이나가 금 5개에 머물고 있어 한국이 앞으로 금메달 2개만 추가한다면 톱10 유지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체조 평행봉 결승에 나서는 양태영과 유원철, 역도 남자 105kg 이상급의 전상균이 한국의 9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22일 4강전을 치르는 복싱 69kg급의 김정주도 금빛 펀치를 날린다는 목표다.

21일부터 시작되는 ‘효자 종목’ 태권도가 한국의 최종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남녀 두 체급씩 4명의 태권 전사를 출전시킨 태권도는 여자 67kg급의 황경선이 확실한 금 유망주로 꼽히는 가운데 남자 80kg 이상급 차동민, 68kg급 손태진, 여자 57kg급 임수정을 내세워 2개 이상의 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아시아 2위로

한국은 4년 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로 전체 9위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전체 5위(금 16개)를 차지한 일본에 밀렸다.

하지만 베이징에서는 상황이 반전됐다. 아테네에서 유도 금메달 8개를 휩쓴 일본은 이번에는 금 4개에 그치며 흔들렸다. 수영 평영의 기타지마 고스케가 2관왕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유도 여왕’ 다니 료코가 동메달에 그치며 무너진 일본 유도의 충격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본은 금메달은 8개로 한국과 같지만 은메달이 4개나 모자라 한 계단 아래인 8위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은 앞으로 체조 개인전 말고는 금메달 가능성이 큰 종목이 없어 한국이 아시아 2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 러시아는 주춤, 북한과 영국은 상승

4회 연속 종합 우승을 노리던 미국은 기대했던 육상 단거리에서 자메이카의 거센 돌풍에 휘말리며 중국을 추격할 동력을 잃었다. 미국은 금 22개에 머물러 중국(금 39개)에 17개나 뒤지고 있다.

미국은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와 셸리 앤 프레이저(이상 자메이카)에게 남녀 100m 금메달을 모두 내주며 자존심까지 상했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혼자 8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지만 역부족이다.

아테네에서 금 27개로 전체 3위에 오른 러시아는 전략 종목인 사격과 복싱에서 금 사냥에 실패해 전체 6위까지 처졌다.

아테네에서 ‘노 골드’에 그친 북한은 여자 역도 63kg급의 박현숙이, 여자 기계체조 뜀틀의 홍은정이 나란히 금메달을 따며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사격에서 은 1, 동메달 1개를 땄던 김정수가 도핑 테스트에서 걸려 메달이 박탈돼 체면을 구겼다.

영국의 선전도 눈에 띈다. 아테네에서 금 9개로 전체 10위에 그쳤던 영국은 사이클, 조정, 요트에서 강세를 보이며 금 12개를 수확해 전체 3위를 달리고 있다.

아테네에서 금 13개로 6위에 오른 독일은 금 9개로 5위를 달리며 톱 5 안에 들었다. 하지만 동독과 서독으로 나눠 출전해 각각 2위(금 37개), 5위(금 11개)에 올랐던 1988년 서울 올림픽과 비교하면 여전히 기대치에 못 미친다.

베이징=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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