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가 18일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5.05m의 세계기록으로 우승했다. 실내기록 10개를 포함해 자신의 24번째 세계기록.
5.05m로 바를 올린 뒤 두 차례 시도를 실패한 이신바예바는 트랙에 주저앉아 이불을 뒤집어썼다. 외신은 그가 이불 속에서 특유의 주문을 외웠다고 전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시도에서 날렵하게 바를 넘은 이신바예바는 러시아 국기를 온몸에 두르고 경기장을 돌며 신기록 수립을 자축했다.
결승에는 4.50m 이상을 기록한 12명이 출전했다. 다른 선수들이 4.30m부터 시작했지만 이신바예바는 수건을 뒤집어쓴 채 누워 있다 4.70m에서 처음 장대를 잡았다. 4.80m 시기를 그냥 지나친 이신바예바가 두 번째로 필드에 나가 4.85m를 성공했을 때 남은 선수는 동갑내기 제니퍼 스투친스키(미국)뿐이었다.
스투친스키는 4.80m를 넘은 뒤 4.85m를 건너뛰고 4.90m에 도전했지만 주어진 세 번의 기회를 모두 놓쳤다. 이미 이신바예바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듯 체념한 표정이었다.
금메달은 이미 4.85m를 한번에 뛰어넘은 이신바예바의 차지였다. 금메달 승부는 싱겁게 끝났지만 자신과의 싸움은 남아 있었다.
4.90m를 거르고 4.95m에 도전한 이신바예바는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간신히 성공한 뒤 바 높이를 5.05m로 훌쩍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