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식에서 모국의 국기를 들고 맨 앞에 선 선수는 그 국가의 얼굴이다. 자기 종목에서 실력이 뛰어나고 외모도 준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나라의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인 셈.
올림픽이 반환점을 돈 19일 현재 모국의 국기들 든 기수들의 성적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수의 저주’라고도 부르고 있다.
금메달리스트도 저주를 피할 수 없었다. 올림픽의 발상지로서 가장 먼저 입장한 그리스의 기수 유도 남자 90kg급의 일리아스 일리아디스. 17세의 나이로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일리아디스는 이번 대회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프랑스의 기수로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카누의 토니 아스탕게도 준결승에서 12명 중 9위로 탈락했다.
여섯 번의 올림픽 참가와 2000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핀란드 기수로 나선 사격의 우하 히르비도 예선에서 탈락했다. 노메달. 우크라이나 기수인 올림픽 4회 금메달리스트 수영 야나 클로치코바도 예선에서 돌아섰다.
아시아 기수들의 운명도 다르지 않았다. 일본의 기수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 여자 탁구의 후쿠하라 아이는 준결승에서 만난 한국 에게 패하며 퇴장했다. 한국의 기수로 나선 올림픽 3회 연속출전에 빛나는 유도 남자 100kg급의 장성호도 8강서 탈락했다.
대만의 기수로 나섰던 소프트볼의 라이셩룽도 선발 투수로 나선 일본에 1-2로 패하며 2승 2패로 탈락 위기에 처했다. 빼어난 미모와 함께 아랍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여자 기수로 주목받았던 요르단 탁구선수 제이나 샤반도 개인 1회전에서 지며 탈락했다.
스위스의 기수로 나선 테니스의 세계적인 스타 로저 페더러는 지난 올림픽에서도 기수로 나서 노메달에 그쳤다. 이번에도 단식 8강에서 떨어지며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지만 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며 ‘저주’에서 풀려났다.
베이징|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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