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년 만에 올림픽 2관왕 배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10-10(금메달 10개-종합 순위 10위)’ 목표 달성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다관왕 배출에는 실패해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이어지던 ‘2관왕 금맥’이 이번 올림픽에서 끊기는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한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신궁’ 김수녕이 양궁 여자 개인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사상 첫 올림픽 2관왕을 배출했다. 레슬링 양정모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광복 후 첫 금메달을 딴 지 12년 만의 쾌거였다.
이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조윤정을 시작으로 김경욱(1996년 애틀랜타)-윤미진(2000년 시드니)-박성현(2004년 아테네)이 나란히 양궁 여자 개인과 단체전을 휩쓸어 한국은 16년 동안 2관왕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에서는 박성현이 단체전에서는 우승했지만 개인전에서 안타깝게 은메달에 머물며 ‘2관왕 2연패’에 실패했다.
또 박태환(수영), 이효정(배드민턴), 진종오(사격), 박경모(양궁)가 나란히 2관왕 등극에 도전했지만 모두 아쉽게 금 1개, 은메달 1개를 따는 데 그쳤다.
한국은 24일 폐막까지 탁구 개인전에서 금메달에 도전하지만 이미 남녀 모두 단체전 동메달에 머물러 2관왕 도전 기회를 잃었다.
비록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2관왕 배출에는 실패했지만 가능성 있는 종목이 넓어졌다는 데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주로 양궁에 치중됐지만 수영, 사격, 배드민턴에서 나란히 ‘금-은’ 잔치를 벌이며 2관왕 기대감이 높아졌다. 특히 아직 젊은 박태환과 이용대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에 따라 4년 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양궁 외 종목에서 2관왕 선수가 처음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베이징=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