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여보, 이 金은 당신 거야”

  • 입력 2008년 8월 20일 02시 59분


“아내만 생각하며 들었다”베이징 올림픽 남자 최중량급인 105kg이상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독일의 마티아스 슈타이너가 시상식 기념촬영 때 금메달과 지난해 교통사고로 사망한 아내 수잔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아내만 생각하며 들었다”
베이징 올림픽 남자 최중량급인 105kg이상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독일의 마티아스 슈타이너가 시상식 기념촬영 때 금메달과 지난해 교통사고로 사망한 아내 수잔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역도 최중량급 金 독일대표 슈타이너

먼저간 아내에게 ‘눈물의 메달’ 선물

“하늘에서 경기를 지켜봤을 아내에게 금메달을 바칩니다.”

19일 베이징 올림픽 역도 남자 105kg 이상급 경기가 열린 베이징 항공항천대 체육관.

금메달을 따낸 독일의 마티아스 슈타이너(26)가 시상식 후 기념촬영 때 한 장의 사진을 꺼내 들었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자신의 곁을 떠난 아내 수잔의 사진이었다. 그는 아내의 사진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럴 만도 했다. 그간 슈타이너의 인생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오스트리아 태생인 그는 2004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7위에 그쳤다. 이후로는 대표팀에서도 탈락해 더는 오스트리아 대표로 올림픽에 나갈 수 없었다. 2005년 슈타이너는 독일 국적을 얻기로 마음먹지만 3년간 시민권을 얻지 못해 국제대회에도 나가지 못했다.

지난해 7월에는 사고로 아내까지 그의 곁을 떠났다. 아내를 잃은 슬픔에 방황하며 한동안 바벨도 놓아버렸다.

슈타이너는 이날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연출하며 하늘에 있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켰다. 용상 1차시기에 실패한 그는 2차시기에서 248kg을 든 뒤 3차시기 때는 10kg 더 무거운 258kg을 신청했다. 용상 258kg은 자신의 최고기록 246kg보다 무려 12kg 더 나가는 기록. 누가 봐도 무리였다.

하늘에 있는 아내 수잔이 도왔는지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슈타이너는 믿기 힘든 괴력을 발휘하며 바벨을 번쩍 들어 올리며 합계 460kg으로 1위를 달리던 러시아의 예프게니 치기셰프를 1kg 차로 제쳤다.

베이징=특별취재반

▽동아일보=이원홍(동아닷컴 파견) 차장, 황태훈 이승건 황인찬(스포츠레저부) 기자 하종대 구자룡 특파원 이헌진(산업부) 신광영(사회부) 원대연(사진부) 기자

▽스포츠동아=최현길 차장 이재국 전영희(이상 스포츠부) 기자

▽동아닷컴=임동훈 신세기 임진환 김진회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이훈구(사진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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