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드림팀’으로 불리는 한국여자양궁대표팀의 불패신화를 깨고 금메달을 따낸 장쥐안쥐안(張娟娟, 28)이 경기 도중 관중석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짓자, 갑자기 한 남자가 일어나 힘차게 “쨔여우”를 외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느 응원단과 사뭇 다른 느낌의 응원을 펼친 젊은 남성은 바로 장쥐안쥐안의 남자친구인 쉬에하이펑(薛海峰, 29). 남자 양궁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남자양궁대표팀의 주축멤버였다.
중국 남녀양궁대표팀의 최고참인 쉬에하이펑과 장쥐안쥐안은 양궁이 맺어준 스포츠커플.
두 선수는 지난 2001년 국가대표팀에 함께 선발되면서부터 사랑을 키워왔지만, 부끄움을 많이 타고 노출을 꺼리는 성격 탓에 중국 언론과 일반인에게 자신들의 연예 사실을 숨겨 왔다.
특히 기록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대표팀 내부 연애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감독에게도 3년 동안 들키지 않고, 꾸준하게 사랑을 키워왔을 정도로 철저히 보완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장쥐안쥐안은 넘을 수 없을 수 것처럼 보였던 한국양궁의 벽을 넘고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자. 본인도 더 이상 숨길 것이 없다는 듯 자신있게 남자친구를 언론에 공개해 공식 스포츠커플로 인정받았다.
이미 양가 부모님이 상견례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두 선수는 결혼식만 치르면 되는 상황이지만, 바쁜 훈련과 경기 일정 탓에 결혼을 올림픽 이후로 연기한 상태다.
이제 두 선수에게 남은 마지막 과제는 중국 신장(新疆) 지역의 소수민족(시버족)인 쉬에하이펑과 칭다오의 한족인 장쥐안쥐안의 결혼식 장소와 신접살림을 결정하는 것.
이에 대해 쉬에하이펑의 어머니는 "부족이 달라 결혼식은 두 번 올려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2008년 올림픽해에 먼저 혼인신고라도 할 것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베이징=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