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가 20일 밤 베이징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벌어진 남자 육상 200m 결선에서 19초30의 세계신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마이클 존슨(미국)이 작성한 종전 세계기록 19초32를 0.02초 단축하며 16일 100m(9초69)에 이어 이번 대회 자신의 두 번째 세계신기록을 달성하고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올림픽 역사상 100m와 200m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것은 볼트가 처음이다.
사실 이날 경기는 볼트의 우승보다 세계신기록 작성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려있었다. 볼트는 200m 예선과 준결승에서 막판 30여미터를 남겨두고 전광판을 쳐다보며 스피드를 줄이는 여유를 보이면서도 전체 1위로 결승에 올랐다. 이날도 숀 크로퍼드와 월터 딕스, 월러스 스피어먼(이상 미국) 등이 볼트를 견제하려 했지만 레이스 초반부터 큰 보폭으로 경쟁자들을 등 뒤에 둔 채 독주한 볼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울러 볼트는 1984년 LA올림픽 칼 루이스(미국) 이후 24년 만에 100m와 200m를 동시에 제패한 ‘스프린트 더블’에 등극했다. 또한 자신이 목표로 내세운 단거리 3관왕(100m, 200m, 400m계주)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400m계주 결승은 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데 자메이카는 100m 결승에서 전 100m 세계기록 보유자 아사파 파월을 포함해 마이클 프레이터가 9초대 기록을 낸 반면 미국 선수는 9초대 기록이 딕스(9초91) 한 명 뿐이어서 자메이카의 우승이 유력하다.
올림픽에서 단거리 대표종목인 100m, 200m, 400m계주 3종목을 동시에 휩쓴 남자 선수는 3종목이 모두 올림픽에 포함된 1912년 스톡홀름 대회 이후 96년 간 지금까지 제시 오웬스(1936년 베를린), 바비 모로(1956년 멜버른), 칼 루이스(1984년 LA·이상 미국) 등 단 3명 뿐이다.
볼트는 우승을 확정한 후 자메이카 국기를 둘러맨 채 춤을 추며 “내가 최고다”고 외치는 등 맘껏 기쁨을 자축했다.
베이징=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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