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7전전승 퍼펙트 1위’한국야구대표팀이 22일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우커송구장 메인필드에서 결승진출 티켓을 놓고 숙적 일본과 한판승부를 펼친다.
대표팀 선수들의 필승의지는 어느 때보다 결연하다. 더군다나 상대가 일본이어서 투지는 더욱 불타오른다. 이런 가운데 조용히 방망이를 가다듬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주포인 이승엽(32)이다.
그는 예선에서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17일 중국전에서 연장 11회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치기도 했지만 예선 7경기에서 22타수 3안타(0.136) 2타점 2득점. 전매특허인 홈런은 터지지 않았고, 2루타 1방이 있을 뿐이다.
그는 “베이징에 오기 전까지는 타격감이 좋았는데 이상하게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졌다”며 스스로도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러나 중요한 고비에서 그는 언제나 한방을 터뜨려줬다. 대표팀 김경문 감독도 “승엽이는 현재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중요할 때 한 방을 쳐줄 선수다”면서 여전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의 부진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흡사하다. 당시에는 무릎통증이 극심해 초반 2경기는 경기 후반 대타로만 나왔고, 예선 3차전인 쿠바전부터 선발출장했지만 5차전 네덜란드전까지 10타수 무안타 5삼진만 기록했다.
그러나 6차전 일본전에 6번타자로 선발출장해 2-0으로 앞선 1회초 일본 선발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귀중한 2점포를 날렸다. 15타석 11타수만의 첫 안타가 홈런이었다. 5-5 동점인 연장 10회 1사 1·2루서는 중전안타로 만루 찬스를 이어줬고, 한국은 2득점에 성공하며 7-6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일본에 패했다면 2승4패로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실 뻔했던 한국도 기적적으로 4강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일본과 다시 만난 3·4위 결정전에서도 마쓰자카에게 3연타석 삼진을 당하다 0-0이던 8회 1사 2·3루서 통렬한 좌중간 2타점 2루타로 한국야구가 사상 올림픽 첫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결정적인 몫을 해냈다.
팬들은 압박감이 심한 상황을 숱하게 극복한 그였기에 다시 한번 믿을 수밖에 없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처럼 ‘국민타자’ 이승엽이 부진을 털고 일본격파의 선봉에 서 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베이징=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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