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해머던지기 선수는 몸무게가 무겁고 덩치는 커야 하며 근육은 두꺼울수록 좋은 반면에 육상 중장거리 선수라면 상체 근육은 적어야 하며 팔다리는 가늘수록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을 넘어서는 선수들이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들의 존재야말로 현대 스포츠과학이 풀어야 할 ‘미스터리’라고 20일 보도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한 스웨덴의 스테판 홀름은 키 180cm로 이 종목 선수로는 ‘난쟁이’ 수준이다. 남자 높이뛰기 선수들의 평균 키는 193cm.
육상 남자 단거리 100m, 200m와 400m 계주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도 마찬가지다. “단거리 선수로는 너무 키가 크다”는 말을 듣는 볼트는 키 196cm에서 나오는 넓은 보폭의 주법으로 육상 역사를 새로 썼다.
육상 여자 1500m에 출전한 미국의 에린 도너휴는 키 172cm에 몸무게 65kg의 ‘거구’. 같은 종목 미국 남자 대표선수 3명 중 누구와 비교해도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간다. 그러니 같은 종목 여자선수들과는 비교할 필요도 없다. 몸이 무거우면 그만큼 달리기 동작에서 몸이 받는 충격은 크고 달리기 효율은 떨어진다는 것이 상식이다. 중장거리에선 치명적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상식을 깨고 당당히 미국 대표선수로 선발됐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부상당한 적이 없다.
스포츠과학자들은 이들이 신체상의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다른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홀름의 경우 도움닫기 속도가 남보다 빨라 그만큼 몸을 더 높게 띄울 수 있다는 것이고 볼트는 스타트에서 큰 약점이 있지만 넓은 보폭과 긴 팔다리가 이 약점을 상쇄시킨다는 것. 도너휴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