롄허보 등 대만 언론과 징화시보 등 중국 언론은 22일 “쑤리원의 올림픽 정신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감동적인 경기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쑤리원은 21일 베이징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57kg급 1회전(16강전)에서 한국의 임수정과 만나 왼쪽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하며 0-1로 졌다.
그는 패자 부활전에서 일어나기도 힘들 정도의 상황에서 경기 중 7번이나 바닥에 쓰러지면서도 1-0으로 뉴질랜드 선수에게 신승을 거뒀다.
그는 이어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크로아티아 선수를 맞아 인대가 끊어진 왼쪽 다리로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한때 2-0으로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11번이나 바닥에 쓰러지는 혈투 끝에 연장전에서 4-5로 져 5위에 머물렀다.
경기가 끝난 뒤 그가 바닥에 엎드려 통곡하고 결국 코치에게 업혀 나오는 모습을 보고 관중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 모습을 TV로 지켜보던 가족과 대만 시청자들도 눈시울을 적셨다.
리자룽 코치는 경기 후 “내 딸이었다면 경기를 계속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라며 눈물을 그치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와 응급치료를 받은 쑤리원은 “암 투병 중인 아버지와 한 메달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지만 대만의 정신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쑤리원을 진찰한 의료팀은 치료에 1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중국의 누리꾼들은 중국의 육상 110m 허들 선수 류샹과 비교해 “쑤리원의 투혼에 같은 중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반면 류상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쑤리원의 ‘올림픽 정신’을 높이 사야 하지만 류샹처럼 선수가 자신을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