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날따라 일반 관중에게는 생소할 한 스태프의 얼굴이 자주 카메라에 잡혔다. 김경문 감독도, 김광수 수석코치도 아니었다. 선글라스를 낀 채 감독 못지않은 위엄(?)을 자랑하던 그는 바로 강흠덕(50·사진·두산) 대표팀 트레이너. 김경문 감독과 동년배인데다 유독 인자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다독이던 그를 현지 중계팀이 감독으로 착각한 듯 했다.
한국 방송사가 중계했다면 이런 해프닝은 없었을 터. 하지만 올림픽 규정에 따라 쿠바 방송사가 야구중계 화면 송출을 전담하기로 돼 있었다. 결국 한국 선수단 이름과 얼굴에 익숙치 않은 쿠바 카메라맨이 강 트레이너를 감독급 코칭스태프로 착각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알리 없는 강 트레이너는 계속해서 선수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럴 때마다 현지 중계팀도 그를 집중 포착했다. 어쨌든 강 트레이너에게는 제법 유쾌한 경험이 된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