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공신은 광현이… 힘으로 눌렀다”

허구연, 한·일전 관전평

가장 큰 고비인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잘 넘었다. 진갑용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투수 김광현과 포수 강민호, 젊은 배터리가 어느 정도 안정된 플레이를 보여주느냐가 관건이었다. 다행히 1회에만 조금 호흡이 맞지 않았을 뿐 2회 이후에는 안정된 플레이를 보여줬다.

일본전 승리의 일등 공신은 김광현이다. 일본 타자들은 그의 강점인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알고 들어왔지만 알고도 치지 못했다. 게임 흐름을 보면 3회까지 2점을 먼저 주고 추가점을 내주지 않은 게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고 할 수 있다. 4회 무사 1·3루에서 이승엽의 병살타로 1점을 만회한 한국은 6회초 선두타자 아오키 노리치카에게 좌전안타를 허용, 고비를 맞았는데 그 위기를 잘 넘긴 게 무엇보다 컸다.

가장 큰 승부처는 7회 막강 마무리 후지카와 큐지를 상대해 대타로 나선 이진영이 동점타를 만든 것이다. 이진영이 정말 큰 일을 해 줬다. 믿었던 후지카와가 무너지면서 일본은 이와세 히토키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고 이와세 볼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동안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던 이승엽은 역시 8회 결정적인 결승 홈런으로 팬들 성원에 보답했다.

이번 승리는 힘과 힘 대결에서 우리가 이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일본은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다시 패하면서 상당히 쇼크를 받았다. 한국 야구는 반대로 사상 처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우리 선수들이 은메달 확보에 안주하지 말고 금메달을 향해 또 한번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

허구연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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