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가토(고마워요) 사토!”…4회말 실책으로 한국에 1점 헌납

  • 입력 2008년 8월 23일 08시 26분


2000년 시드니올림픽 야구 예선리그 한·일전. 2-4로 뒤지던 일본이 5회말 1사 3루서 이즈카의 외야 희생플라이로 한점을 따라붙자 경기를 중계하던 일본 위성방송 BS1의 캐스터는 “아리가토(고맙습니다)”를 외쳤다. 좌측 파울 라인을 벗어나던 플라이 타구를 한국 좌익수 장성호가 전력질주해 건져냈기 때문이다. 평상시라면 호수비였지만 1사 3루의 주자 상황을 고려하면 잡을 필요가 없는 파울타구였다.

그로부터 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 한·일전. 일본의 좌익수 G.G 사토(30·세이부)가 결정적인 실책을 2개나 범하며 한국의 극적인 역전승에 일조(?)했다. 4회말 선두타자 이용규의 좌전안타 때 사토가 타구를 뒤로 빠뜨려준 덕에 한국은 한점을 따라붙으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어 한국이 4-2로 전세를 뒤집은 8회말 2사 1루. 고영민의 큼지막한 플라이 타구를 펜스까지 잘 쫓아간 사토는 공을 글러브에 넣었다 흘리는 엄청난 실책을 저질렀다. “고마워요(아리가토), 사토!” 늘 희비가 엇갈리는 승부세계의 잔인한 일면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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