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8관왕을 차지한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의 접영 100m 경기에 승부조작 의혹이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즈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펠프스는 16일 벌어진 남자 접영 100m 경기에서 세르비아의 밀로라드 카비치와 거의 동시에 터치 패드를 찍었거나 아니면 늦게 찍은 걸로 보였지만 일곱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즈는 베이징 올림픽의 공식 기록업체인 오메가가 펠프스의 후원사이고, 수중 촬영 비디오 이미지 공개를 거부한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세스캐찬 레지나 대학교의 스포츠 윤리학자 데이비드 몰리 교수는 “결과가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곳이 정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번 이슈는 펠프스, 오메가, 미국에 매우 상처를 주는 결과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메가의 알 수 없는 입장 변화도 의혹을 샀다. 경기 직후 오메가의 알리나 이바네스쿠 대변인은 “미디어에 수중 촬영 이미지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세계수영연맹(FINA)가 촬영 이미지를 미디어에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바네스쿠 대변인은 “우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결과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의 일이지만 FINA가 무엇을 공개할지 말지를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1932년부터 올림픽 공식 기록업체인 오메가는 전자 기록 시스템을 뒷받침하기 위해 네 대의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고, 촬영된 이미지는 통상적으로 공개했다. 오메가의 크리스토프 베르도 올림픽 매니저는 “결과에 있어 어떤 인위적인 개입은 있을 수 없다. 펠프스가 이겼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오메가는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측정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이메일에서 밝혔다.
FINA의 코넬 마르큘레스쿠 이사 또한 “경기의 촬영 이미지를 공개하지 않는 게 FINA의 방침이다. 세르비아 측도 이미지를 보고서 이의 제기를 철회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한편 IOC는 FINA나 오메가에 촬영 이미지를 공개하라고 강요하지 않을 방침이다. IOC의 지젤 데이비스 대변인은 “FINA에 의해 결정된 경기 결과는 최종적이다. IOC는 의심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