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양칫물로 남녀성별 감정

  • 입력 2008년 8월 23일 17시 02분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성별감정실험실을 설치했다.

약물 도핑테스트가 아닌 성병감정실험을 실시한 이유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 성별감정실험실 주임인 허팡팡(何方方)교수는 “선수들에 대한 성별감정은 남성의 유전자를 가진 여자 선수가 메달을 따내는 것을 막아 공정한 경쟁 속에 경기를 치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의 올림픽에서는 2차성징, 염색체, 유전자, 심지어 외생식기 검사 등을 통해 성별을 판단했는데, 염색체를 이용한 방법은 일부 특수한 발육과정을 거친 선수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고, 외생식기를 관찰하는 방법은 인권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를 받았다.

베이징성별감정실험실은 베이징 유니언 메디칼 병원(北京協和醫院)에 설치되었는데 최첨단기술을 적용해 성별감정을 진행한다.

대신 성별감정은 모든 여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의심선수에 한해서 진행한다.

특정된 선수에 대한 고발을 접수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먼저 자체적인 조사를 진행하며, 판단이 확실치 않을 경우 올림픽선수촌종합진료소에서 1차 감정을 한다.

그래도 성별을 확정 지을 수 없을 시 다시 성별감정실험실에 보내 최종감정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는 우선 임상관찰을 통해 목젖 등 외부특징으로 성별을 판단하고, 다음 단계에서는 양칫물로 선수 구강세포를 수집해 DNA검사를 하는 동시에 혈액을 채취, 호르몬과 염색체 이상을 조사한다. 성별감정과정까지는 총 7일이 소요된다.

실험실은 단지 의학감정만 진행하며 운동선수의 경기참여 여부, 혹은 메달 승인 여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결정한다. 베이징올림픽 성별감정실험실은 아직까지 성별유관 신고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베이징=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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