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한국이 쿠바 기절시켜… 상상 못한 대승”
■ ‘야구 金신화’ 외신 반응
“두말이 필요 없는 쾌거(快擧)였다.…‘헝그리(Hungry) 정신’과 승리를 향한 집념, 일본이 가장 부족한 것을 한국은 가지고 있었다.”(닛칸스포츠)
“1억 엔 플레이어(10억 원대 연봉을 받는 선수) 집단은 끝내 메달을 가져오지 못했다.…투지면에서부터 한국이나 미국과는 차이를 보였다.”(도쿄신문)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장담하던 일본팀이 ‘노(No) 메달’에 그친 반면 한 수 아래로 여겨 온 한국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자 일본 언론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언론과 누리꾼은 호시노 센이치(星野仙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3, 4위 결정전에서 미국팀에 무기력하게 진 뒤 ‘배신’ ‘굴욕’ 등 자극적 표현을 쓰며 분노했다.
반면 한국팀의 선전에 대해서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유력 일간지들은 24일자 조간에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문장으로 “한국이 세계 야구사에 새로운 발자국을 남겼다”고 전했다.
한국-쿠바전은 후지TV가 생중계했다. 오후 10시 중계 종료 예정이었으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펼쳐지자 편성을 변경해 끝까지 경기를 중계했다.
중국 언론은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야구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신화통신은 23일 ‘동방불패’란 제목으로 “한국이 아시아에 올림픽 첫 야구 금메달을 안겼다”고 전했다. 신징(新京)보 등 중국 언론들은 야구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이래 한국이 미국(1회) 쿠바(3회) 등 아메리카 대륙 국가의 금메달 독주에 종지부를 찍게 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언론도 한국팀이 9연승으로 완벽한 우승을 거둔 것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4일 한국이 ‘드라마 같은 경기’를 펼쳤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9회말 1사 만루의 위기에서 김경문 감독이 과감하게 류현진에서 정대현으로 투수를 교체했다고 소개하며 남다른 용병술에 관심을 나타냈다.
AP통신은 ‘한국이 쿠바를 기절시켰다’ 제목의 기사에서 “올림픽 야구종목에 새로운 챔피언 한국이 등장했다”면서 “완벽하면서도 상상조차 하기 힘든 대승”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한국이 올림픽 야구종목에서 3회 우승을 차지한 쿠바를 왕좌에서 몰아내고 마지막 금메달을 따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